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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폭로한 두바이 부유층 노린 성매매 알선 조직 보스의 정체

3시간 전

이 기사에는 성적 행위 등 보기 다소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BBC의 조사 결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가장 화려한 동네에서 성매매 알선 조직을 운영하며 취약한 여성들을 착취해 온 남성의 정체가 드러났다.

잠입 취재한 기자에게 자신을 전직 런던 버스 운전사라고 소개한 찰스 므웨시그와는 성 파티에 동원할 여성들을 구해다 줄 수 있으며, 가격은 1000달러(약 13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데리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고객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에서 난잡한 성 파티가 열린다는 소문은 수년간 이어져 왔다.

틱톡에서 4억5000만 회 이상 조회된 해시태그 #Dubaiportapotty('두바이 휴대용 변기'라는 의미)에는 돈에 눈이 먼 여성 인플루언서들이 화려한 생활을 유지하고자 극단적인 성적 요구에 응하고 있다는 풍자 및 추측성 폭로 게시물이 넘쳐난다.

그러나 BBC 월드 서비스의 취재 결과, 현실은 이보다 더 암울했다.

우간다 출신의 젊은 여성들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므웨시그와가 자신들에게 성매매를 시킬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슈퍼마켓이나 호텔 등에서 일하기 위해 UAE로 가는 것이라 알고 있었다.

미아*(신원 보호를 위해 가명 사용)라는 이름의 여성에 따르면 므웨시그와의 고객 중 최소 1명은 정기적으로 여성들에게 배변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고 한다. 미아는 자신이 므웨시그와가 운영하는 조직에 의해 함정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므웨시그와는 이러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은 여성들이 집주인을 통해 숙소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여성들은 자신의 부유한 두바이 인맥을 좇아 자진해서 파티에 따라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므웨시그와와 연관된 여성 2명이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을 확인했다. 이후 자살로 판정되었으나, 유가족과 지인들은 경찰이 더 철저히 수사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해당 사건에 대해 므웨시그와는 이미 두바이 경찰이 조사한 사안이라며, 추가 정보는 경찰에 직접 문의하라고 했다.

두바이 경찰은 BBC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목숨을 잃은 여성 중 한 명인 모닉 카룬기는 우간다 서부에서 두바이로 건너왔다.

취재진이 '키이라'라고 부르는 여성은 자신과 모닉은 므웨시가와를 위해 일하는 수십 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고 주장했다.

"(므웨시그와의) 집은 마치 시장같았다"는 키이라는 "여성이 한 50명 정도 있었다. 모닉은 기대했던 것과는 현실이 달라 우울해했다"고 전했다.

모닉과 자매 사이인 리타에 따르면 모닉은 자신이 슈퍼마켓에서 일자리를 구해 두바이로 가게 된 것이라 믿었다.

마찬가지로 두바이에서 모닉과 아는 사이였던 미아는 "내가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자 (므웨시그와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두바이에 도착하니 므웨시그와는 미아가 자신에게 2000파운드(약 37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그 빚은 2주 만에 2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미아는 "항공권, 비자, 숙소, 식사 비용" 등이었다면서 "그래서 정말, 정말로 열심히 일해야 했다. 남성들에게 나와 잠자리해달라고 애원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모닉의 친척인 마이클에 따르면 모닉 또한 두바이에 도착한 지 몇 주 만에 므웨시그와에게 2만7000달러 상당의 빚을 졌다고 한다. 마이클은 모닉으로부터 눈물 어린 음성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노란색 상의를 입고 미소 짓는 모닉의 사진
Family handout
모닉 카룬기는 우간다 시골 지역에서 10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자랐다

미아에 따르면 고객 대부분은 백인 유럽인으로, 극단적인 페티시를 지닌 이들도 있었다.

미아는 조용한 목소리로 "한 고객은 여성들 위에 배변하길 좋아했다. 그러고는 배설물을 먹으라고 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직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하는 '렉시'라는 여성 또한 이러한 '휴대용 변기' 요구가 빈번했다고 했다.

"한 고객은 '1만5000디르함(약 560만원)을 줄 테니 우리가 너를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너의 얼굴에 소변을 보고, 너를 구타하겠다. 그리고 배설물을 먹는 모습을 촬영하면 5000디르함을 추가로 주겠다고 제시했습니다."

렉시는 경험상 이러한 극단적 페티시에는 인종적 요소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제가 그런 건 할 수 없다고 할 때마다 그들은 더 흥미로워하는 듯했습니다. 울고 소리 지르며 도망가려는 사람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꼭 흑인이어야 하는 듯했습니다."

렉시는 경찰만이 유일하게 개입해 줄 수 있다고 믿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너희 아프리카인들은 서로에게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는 개입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취재진은 두바이 경찰에 이러한 의혹에 대해 물었으나, 답변은 없었다.

렉시는 결국 우간다로 탈출에 성공하여 현재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구출하고 지원하고 있다.

매우 높은 아파트
BBC
2022년 5월 모닉이 추락한 두바이의 '워산 타워'

한편 찰스 므웨시그와를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취재진이 온라인에서 찾은 그의 사진은 단 1장뿐이었고, 그마저도 뒷모습이었다. 그는 SNS에서 여러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개 자료를 분석하고, 잠입 취재를 하고, 내부자 출신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종합해 마침내 그가 두바이 중산층 거주 지역인 '주메이라 빌리지 서클'에 있음을 알아냈다.

므웨시그와가 비인간적인 성행위에 동원할 여성들을 공급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 내용을 입증하고자 취재진은 고급 파티에 데려갈 여성들을 모집하는 행사 기획자로 위장한 기자를 내보냈다.

자신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므웨시그와는 침착하고 자신감 있었다.

잠입 취재 중 포착한 찰스 므웨시그와의 모습
BBC
므웨시그와는 영국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며 자신을 전직 런던 버스 기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자 25명 정도를 데리고 있다"면서 "대부분 개방적이다 … (요구하는) 거의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비용은 여성 1명당 하룻밤에 1000달러부터 시작하지만, "미친 짓"을 시키려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입 취재한 기자에게 "하룻밤 체험"해보라고 권유했다.

기자가 '두바이 휴대용 변기'에 대해 묻자 그는 "말하지 않았느냐. 이 여자들은 개방적이다. 개방적이란 말은 … 내가 가진 가장 미친 (여자들로)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대화 도중 므웨시그와는 자신이 런던 버스 운전사였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2006년 동런던에서 작성된 한 공식 문서에서 그가 해당 직업을 기재한 증거를 확인했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너무 좋다고 했다.

"복권에 당첨되어 100만파운드를 얻는다고 해도 여전히 이 일을 할 것입니다 … 이건 이제 제 삶의 일부거든요."

이마에 독특한 닻 문신이 있는 트로이의 모습
BBC
트로이는 자신은 원래 므웨시그와의 운전사로 일하다 조직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거 므웨시그와의 조직을 운영하는 매니저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트로이'라는 이름의 남성을 통해 취재진은 이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트로이는 므웨시그와가 여러 나이트클럽의 경비원들에게 뇌물을 준다고 했다. 뇌물을 받은 경비원들은 므웨시그와가 보낸 여성들이 고객들을 찾을 수 있도록 들여보내준다.

"평생 본 적 없는 종류의 온갖 성행위에 대해 들었습니다 … 그의 부유한 남성 (고객들이) 만족하기만 한다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습니다 … (그 여성들에게는) 탈출구가 없습니다 … 가수도 있고, 축구선수도 있고, 대통령도 있습니다."

므웨시그와가 지금까지 이런 짓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트로이는 그가 자신과 다른 부하들을 단순한 운전사로만 고용한 것이 아니라 이름까지도 빌려 썼기 때문이라고 했다. 므웨시그와가 차량이나 아파트를 빌릴 때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이들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2022년 4월 27일 모닉은 두바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알-바르샤에서 찍은 셀카를 게시했고, 4일 뒤 숨을 거두었다. 두바이에 온 지 불과 4개월 만이었다.

미아에 따르면 모닉은 사망 직전까지 므웨시그와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모닉은 그의 요구를 거부하며 조직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모닉은 어떤 일을 구했어요. 정말 신나 했습니다. 이제는 남성과 잠자리할 필요가 없는, 제대로 된 일이었기 때문에 자유로워지고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닉은 이전 숙소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2022년 5월 1일, 이 아파트 발코니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검정색 단발머리를 한 모닉의 모습
Instagram
모닉이 생전 자신의 SNS에 올린 마지막 셀카

모닉의 사망 당시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했던 친척 마이클은 진상을 밝히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현지 경찰에 문의해도 모닉이 추락한 아파트에서 마약과 술을 발견했고, 발코니에도 모닉의 지문만 발견되어 수사를 중단했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병원에서 모닉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으나, 사인은 빠져있었다. 아울러 가족들은 독성학 보고서도 받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에 살던 가나 출신의 한 남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남성은 마이클을 다른 아파트 동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마이클은 모닉의 상사라고 소개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마이클은 그곳에 도착해보니 거실 가득 시샤 연기가 가득했으며, 테이블 위에는 코카인으로 보이는 물질이 놓여 있었고, 의자에는 여성들이 고객들과 성관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마이클은 앞서 취재진이 찰스 므웨시그와로 확인한 그 남성이 여성 2명과 함께 침대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이 그를 경찰에 끌고 가려고 하자 므웨시그와는 "나는 두바이에 25년간 살았다. 두바이는 내 구역이다 … 당신이 날 신고할 방법은 없다 … 내가 곧 대사관이고, 대사관이 곧 나다"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므웨시그와는 "(모닉은) 첫 희생자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 대화에 대해 미아와 키이라 모두 자신들이 목격했으며, 이 같은 내용이었다고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BBC가 이 말의 의미를 묻자 므웨시그와는 이러한 발언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모닉의 죽음은 또 다른 우간다 출신 여성 카일라 비룬기의 죽음과 섬뜩할 만큼 닮았다.

카일라는 2021년 두바이의 어느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BBC가 확보한 증거는 카일라가 살던 아파트 역시 므웨시그와의 관리하에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카일라의 가족이 취재진에게 제공한 집주인의 전화번호 역시 므웨시그와의 번호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 트로이는 물론, 이번 취재 중 접촉한 여성 4명 모두 그가 해당 아파트를 관리했다고 했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젊은 여성의 모습
Instagram
카일라 비룬기 또한 두바이의 어느 고층 건물에서 추락하여 사망했다

모닉의 유가족과 마찬가지로 카일라의 유가족 또한 카일라의 죽음이 술, 마약과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BBC가 입수한 독성학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 당시 카일라의 체내에는 알코올이나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카일라의 시신은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모닉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취재진의 조사 결과, 모닉의 시신은 '미확인자들의 무덤'이라고 알려진 두바이 알콰세이스 묘지에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 이름 없는 무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이곳은 일반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민자들의 묘지로 여겨진다.

모닉과 카일라는 우간다에서 걸프 지역으로 연결되는 비공식 인력 공급망의 일부였다.

우간다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해외, 주로 걸프 국가로의 취업이 매년 12억달러의 세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길에는 위험이 뒤따르기도 한다.

착취 근절 운동가인 마리암 므위자는 걸프 전역에서 700명 이상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등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매춘 산업으로 팔아버린다"고 한다.

모닉의 사진을 들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
BBC
우간다 시골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 따르면 모닉은 더 나은 삶을 향한 야망을 품고 있던 사람이었다

한편 모니카의 가족에게 슬픔은 이제 두려움과 얽혀 있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겪은 상실을 다른 가족들도 겪을 수 있다는 걱정에 두렵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우리는 모닉의 죽음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곳에 여전히 있는 살아 있는 소녀들은 누가 지켜주는가? 그들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BBC는 현지에서 '에비'라고 불리는 므웨시그와에게 조사 중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답해달라고 했다.

그는 불법 매춘 조직을 운영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모두 거짓 의혹입니다."

"제가 말했듯이, 저는 그저 돈을 많이 쓰는 손님들을 파티에 초대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제 주변으로 몰리는 거죠. 그 덕에 알고 있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고요. 그게 전부입니다."

아울러 므웨시그와는 "(모닉은) 사망 당시 여권을 갖고 있었다"면서 "즉 모닉을 데려가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 아울러 나는 모닉이 죽기 전 4~5주 넘게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저는 (모닉과 카일라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집주인은 서로 달랐습니다. 만약 두 집주인 모두 체포되지 않았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두 사건 모두 두바이 경찰이 수사했으니, 그들에게 문의해보는 게 어떨까요?"

BBC는 알바르샤 경찰서에 모닉과 카일라 사건 기록 열람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이 두 여성의 죽음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BBC는 모닉의 독성학 보고서도 확인할 수 없었으며, 모닉이 사망 당시 거주하던 아파트의 집주인과도 접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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