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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주목해야 할 5가지

3시간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6일 2번째 국빈 방문을 위해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례 없는' 국빈 방문

오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번째 국빈 방문을 위해 영국을 찾는다.

지난 2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찰스 3세 국왕의 2번째 국빈 방문 초청장을 전달했다. 스타머 총리는 "진정 역사적인" 초청이라고 평가했다.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이후, 영국의 국빈 방문을 초대받은 미국의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뿐이었다.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자체가 드문 일일 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지도자들도 일반적으로 2번이나 국빈 방문을 초대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르그레테 2세 전 덴마크 여왕과 그 남편인 헨리크 공이 1974년과 2000년에 영국을 국빈 방문하였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위 기간에는 이 정도가 전부였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재임 2기를 수행하는 미국 대통령은 국빈 방문으로 초대하지 않는다. 대신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영국 군주는 이들과 차나 점심을 함께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재임 1기 시절인 2019년 6월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들을 맞이했다.

의전 위반

2019년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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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영국 국빈 방문 당시 외교 의전을 어긴 바 있다

2019년 영국 국빈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 및 총리와의 회동뿐만 아니라 여러 의전 위반 사례로도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가장 화제가 된 순간 중 하나는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등에 손을 대는 모습이었다.

당시 여왕은 침착하게 반응했으나, 왕실 예절 위반으로 여겨지는 행동이다. 군주가 먼저 한 게 아닌 이상 신체 접촉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메이 당시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을 비판하고, 후임으로 보리스 존슨을 지지하는 등 영국 정치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는 외국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외교 관례를 어긴 것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의 갈등을 재점화하며 트위터를 통해 그를 "완전한 실패자"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메건 마클(찰스 2세의 차남인 해리 왕자의 아내)을 두고 "형편없다"고 했는데, 녹음 자료가 있음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 풍선, 재등장할까?

하늘에 떠 있는 '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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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2019년 영국 국빈 방문 당시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시민운동가들은 기후 변화, 이민, 여성 권리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었고, '핸드메이즈 어게인스트 트럼프', '익스팅션 리벨리온' 등의 단체는 상징적인 항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 풍선이 런던 팔리아멘트 광장 상공을 날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달 트럼프 대통령의 2번째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시민운동가들은 다시 한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톱 트럼프 코얼리션'은 런던과 윈저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17일로 예정된 런던 '트럼프를 환영하지 않는다' 시위의 경우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정치'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이번 국빈 방문의 경호 수위는 드론, 저격수, 강 순찰대 등이 동원된,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버킹엄궁 측은 공개 행사 규모를 축소했지만, 시위대는 반드시 목소리를 내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 풍선 또한 다시 한번 등장할지도 모른다.

주최 측은 "하늘을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함께 오는 IT 거물 기업인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할 예정인 IT 및 금융계 인사들로 구성된 화려한 대표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혁신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가들이다.

이들의 방문은 AI, 양자컴퓨팅, 통신기술, 반도체 제조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영국과 미국이 체결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술 협정과도 맞물린다. 해당 협정은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고,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또한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팀 쿡 애플 CEO 등도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찰스 3세가 주최하는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블랙록이 영국 데이터센터 설립에 약 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소식과 맞물리며, 이번 대표단 방문은 주요 투자 유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IT 업계 인사 중심의 초청 명단을 통해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영국의 야망을 엿볼 수 있다.

인형의 집

메리 왕비의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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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왕비의 인형의 집

마지막 날, 멜라니아 여사는 여러 희귀 필사본과 왕실 기록물이 보관된 윈저 성의 왕립도서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1924년 제작되어 에드워드 시대 장인 정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메리 왕비(조지 5세의 아내)의 '인형의 집'도 관람할 예정이다.

이 정교한 인형의 집 도서관에는 '셜록 홈스' 소설을 쓴 아서 코난 도일과 '피터 팬'의 작가 J.M. 배리가 특별 제작한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으며, 지하 저장고의 작은 와인병에는 실제 와인이 담겨 있다.

이어 멜라니아 여사는 캐서린 웨일스 공작부인(케이트 왕세자비)과 함께 프로그모어 가든에서 별도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영국의 유명 TV 스타이자 현재 '스카우트 연맹'의 치프 스카우트 직을 맡고 있는 드웨인 필즈를 만날 예정이다. 이는 2020년부터 스카우트 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웨일스 공작부인의 역할을 기리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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