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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군은 중국 무력 침공에 대비해 어떻게 훈련할까?

5시간 전
2023년 훈련에서는 상륙돌격차가 가상의 중국군 무력침공 상황에 맞서 해변을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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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훈련에서는 상륙돌격차가 가상의 중국군 무력침공 상황에 맞서 해변을 방어했다

대만의 연례 군사훈련 '한광훈련'이 9일(현지시간) 시작된다. 대만은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한광훈련은 지금까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다. 약 10일 동안 진행될 예정으로, 지난해 훈련의 2배에 달한다.

이번 훈련의 목표는 대만 사람들이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또한, 대만의 방어 역량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중국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도 있다.

중국은 자치권을 가진 대만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언젠가는 '재통일'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위협은 대만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이 개입하는 등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한광훈련'이란?

1984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광훈련은 육·해·공 병력 수천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대만의 최신 군사 장비를 선보이는 자리다.

중국어로 된 한광훈련을 글자 그대로 풀면, 중국 본토를 되찾는다는 의미다. 이는 대만의 초대 중화민국 정부가 내세웠던 목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대만의 방어 역량을 점검하고 훈련하는 데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광훈련도 큰 변화를 겪었다.

훈련 내용

올해 4월 대만 당국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했다. 7월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될 실탄 사격 훈련을 염두에 둔 조치다.

이번 달 훈련에는 로켓 발사대, 드론, 현지 개발 미사일 등 다양한 장비가 배치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제공한 최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도 포함된다. 하이마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대만군이 기존에 보유한 장비보다 사정거리가 훨씬 길다.

이번 훈련에는 약 2만2000명의 예비군 병력이 참여할 예정으로, 지난해보다 약 50%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훈련은 시나리오 없이 진행되며, 기습 공격 상황에서 병력의 대응 능력을 시험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훈련이 실전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가깝다는 오랜 비판에 따른 조치로, 군사 전문가들로부터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벌이는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 대응도 포함된다. 중국군 전투기와 군함이 대만 영공과 해역을 반복적으로 침범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 한광훈련에서는 민방위 요소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민간인도 참여하는 대피 훈련과 공습 대비 훈련이 군사 훈련과 동시에 별도로 실시된다.

지난해 민방위 훈련에서는 일반 시민이 전쟁 및 재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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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방위 훈련에서는 일반 시민이 전쟁 및 재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 참여했다

올해 '도시 회복력' 훈련은 각 30분 정도 진행된다. 공격 경보를 알리는 휴대전화 알림이 발송되며, 도심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릴 예정이다. 훈련 중에는 도로 통행이 제한되며, 교통시설과 상점, 호텔, 시장 등은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대만 사회가 허위정보에 대응하고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의 활동을 견제하는 역량도 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만이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이유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회색지대 전술과 허위정보 유포를 강화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대만 방어 체계를 약화시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향한 "임박한 위협"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역량을 갖추도록 중국군에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도 언급했다.

중국 측에서 해당 시한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적은 없지만,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바꾸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진지하게 준비 중"이라고 주장한다.

대만-중국 관계는 지난해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당선된 이후 긴장이 더 고조됐다.

중국은 라이칭더 총통을 '분리주의자'로 규정한다. 라이칭더는 전임 총통보다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대만의 군사력 증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당연히, 한광훈련은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장빈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민진당 당국이 대만 동포들을 '대만 독립'이라는 전쟁의 길로 끌어들이는 자기기만적 허세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훈련을 진행하든, 어떤 무기를 사용하든, '대만 독립'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단호한 대응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국가 재통일이라는 압도적이고 불가역적인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광훈련이 중요한 이유

사실, 한광훈련의 변화는 대만 군사·국방 개혁의 일환이다. 최근 몇 년간 대만 안팎에서 군사·국방을 둘러싼 비판이 있었다.

대만에서는 군에 대한 신뢰도가 대체로 중간 수준에 머문다.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방력에 신뢰를 보인 비율은 47.5%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는 미국이 대만에 국방비를 늘리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도록 여러 차례 요구했다.

대만이 자체 방어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중국 침공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가 점점 더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만 방어를 지원한다는 의무를 법제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에도 중국의 무력적 대만 점령을 저지할 방침인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한광훈련 외에도, 대만은 최근 몇 년간 의무 복무 기간 연장, 자체 잠수함 및 미사일 개발, 도시 및 민방위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왔다.

또한 드론 등 기동성이 높은 소형 무기에 투자하고, 병사들의 비대칭 전투 훈련도 강화했다. 이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의 일환으로, 대만 점령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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