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와 백악관 회담… '가자 휴전 협상 순조롭게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다.
트럼프는 하마스가 21개월간 이어진 분쟁을 끝내는 데 뜻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며 "그들은 만나길 원하고, 휴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나왔다.
이번 회담은 최근 카타르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간접 휴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이후에 이뤄졌다. 협상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기자로부터 가자지구에서 평화 협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지체되는 건 없다고 본다. 상황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계획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인근 국가들과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국가들을 찾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머무르고 싶은 사람은 머물 수 있고,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전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 계획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거부한 바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스라엘은 "항상" 가자지구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사람들은 그게 완전한 국가가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목표 중 하나였다고 알려져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 위원회에 보낸 추천 서한을 건네며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의 나라, 또 하나의 지역에서 평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해 "이스라엘 총리에게 매우 단호하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앞서 말했으며, 이번 주 내에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도 밝혔다.
백악관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회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이 '비공개 만찬' 형식으로 진행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과 모든 인질의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세계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행보를 고려할 때, 기자단을 배제한 이번 비공개 회담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이 지원하는 휴전 제안에는 하마스가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5단계에 걸쳐 생존 인질 10명과 숨진 인질 18명의 시신을 석방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일부를 석방하고, 현재 전체 가자지구 면적의 약 3분의 2를 점령 중인 이스라엘군이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쟁점은 인도주의 지원 문제다. 하마스는 '가자 인도지원재단'의 활동 종료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 협상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 권한이 없다"며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 중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도 만났다.
네타냐후 총리를 태운 방탄 차량이 백악관으로 향하던 중, 수십 명의 시위대가 보안 게이트 앞에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그의 체포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해 11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전 국방장관, 무함마드 데이프 하마스 군사 지휘관에 대해 전쟁범죄 및 반인도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반유대주의적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나 동맹국 이스라엘을 겨냥한 근거 없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ICC 재판관 4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최근 협상은 지난 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협상 당사자들은 같은 건물 내 서로 다른 방에 머물며 간접 협상을 이어갔다.
팔레스타인 측 협상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는 AFP에 7일(현시시간) 열린 두 번째 회의에서도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의 중동 특사는 이번 주 후반 도하 협상에 합류할 예정이며, 전쟁 22개월을 앞둔 가자 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휴전 합의 성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0일간의 휴전이 협상 기간 동안 연장될 것이라는 보장을 서면으로 제공할지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했다.
허커비 대사는 "솔직히 모르겠다. 내가 예언자는 아니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휴전 연장에 대한 보장은 하마스 측 핵심 요구 중 하나이자, 현재 협상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쟁점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백악관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 6개월 전 재집권한 이후 세 번째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뒤 미국이 이에 동참하고,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간 휴전을 중재한 사건 이후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12일간 이어진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이 가자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7일 만찬에서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향후 일주일 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언젠가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해왔으며, 휴전 합의가 성사될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가자 전쟁 종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며 하마스가 즉각 60일 휴전안에 동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