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캠프 중인 어린이 15명 참변'…미 텍사스 홍수, 놓친 위험 경고가 피해 키웠나
미국 텍사스주 과달루페강 유역에 위치한 여학생 전용 기독교 여름 캠프인 '캠프 미스틱'에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이 참석한 수련회가 진행 중이던 때, 이미 경고 신호는 깜빡이고 있었다.
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까지 해당 지역에는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지만, 강 수위가 불과 한 시간 만에 8미터나 상승하며 갑작스럽게 범람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오후까지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최소 43명이 사망했다.
앞으로 닥칠 참사에 대한 첫 번째 위험 경고는 지난 3일 오전 텍사스 중부의 여러 카운티에 쏟아진 비와 뇌우였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3일 오후 1시 18분에 커 카운티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 일반적인 경고인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다 4일 이른 새벽, 국립기상청이 상향된 경보를 발령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산 사바강, 콘초강, 콜로라도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었다.
새벽 4시 3분, 국립기상청은 "특별히 위험한 상황" 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는 산불과 같은 가장 긴급하고 위험한 상황에만 사용되는 경보다.
이어 해가 뜨기 전인 오전 5시 34분, 커빌시에도 "특별히 위험한 상황" 경보가 추가로 발령됐다.
기상청은 "주민들과 야영객들은 지금 당장 고지대로 대피하십시오! 강을 따라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 홍수가 예상됩니다"고 경고했다.
"자동 강우 측정기에 따르면, 거대하고 치명적인 홍수 파도가 과달루페강을 따라 하류로 이동 중입니다. 돌발 홍수는 이미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보는 국립기상청 소셜미디어 계정과 방송 뉴스 매체를 통해 공유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각에 잠들어 있었다.
캠프 미스틱에 있었던 13살 소녀 엘리노어 레스터는 어린 학생들은 강가와 더 가까운 오두막에 배정돼 있었고, 그곳이 가장 먼저 침수됐다고 말했다.
헬기를 타고 대피한 엘리노어는 AP 통신에 "캠프장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전했다.
커빌 외곽에서 BBC는 친척집의 잔해를 확인하러 온 조나단·브리트니 로하스 부부를 만났다. 집은 토대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홍수가 발생하던 날 밤 그 집에는 5명이 있었으나 엄마와 아기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10대 아들인 레오는 철조망에 걸리면서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았다. 레오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BBC가 로하스 부부를 인터뷰하던 중, 한 이웃이 다가와 그 집에서 찾아낸 물건을 건네줬다.
그것은 레오의 저금통이었다. 저금통에는 "레오의 생존 키트"라고 적혀 있었다.

캠프 미스틱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은 절망에 빠진 채 자녀의 소식을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커빌 뉴스 속보' 그룹은 실종자를 찾는 페이지로 바뀌었다.
이후 일부 부모들은 소셜미디어에 실종된 가족이 생존하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커 카운티는 경치 좋은 언덕, 수많은 강과 호수 그리고 와이너리가 많아 휴양지로 유명한 텍사스 힐 컨트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돌발 홍수 골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수년 동안 지역 사회를 황폐화시킨 반복되는 위협 때문이다.
강가에 위치한 이 여름 캠프가 왜 대피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들은 이 갑작스러운 거대한 규모의 폭우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커 카운티의 롭 켈리 판사는 "이런 종류의 홍수가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