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무기 밀수출' 중국인, 미국서 징역 8년 선고받아

미국 법무부가 19일(현지시간) 중국 국적의 불법체류자가 북한으로 총기 등의 군사 장비를 밀수한 혐의로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 성명에 따르면 셩화 웬(42)은 캘리포니아에서 군사 물자를 운송하고자 북한 관리들로부터 약 200만달러(약 27억8000만원)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온타리오시에 거주하는 웬은 지난해 12월부터 구금된 상태다. 올해 6월에는 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반을 공모하고, 외국 정부의 불법 대리인으로 활동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무기 거래 금지 국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무부에 따르면 웬은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2012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여 2013년 12월 비자가 만료되었음에도 출국하지 않았다.
"미국 입국 전, 웬은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했으며, 이들은 웬에게 북한을 위해 물품을 조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2년 북한 관료 두 명이 온라인 메시지 플랫폼을 통해 웬에게 접근해 미국에서 북한으로 총기 및 기타 물품을 몰래 운송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023년 웬은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서 총기가 든 컨테이너 최소 3개를 중국으로 보냈으며, 그 최종 목적지는 북한이었다. 그는 당시 컨테이너의 내용물과 관련해 수출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다.
내용물을 냉장고로 신고한 컨테이너는 2024년 1월 홍콩에 닿은 이후 북한 남포로 운송되었다.
또한 웬은 북한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텍사스 휴스턴에서 총기 사업을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무기를 운반해 최종적으로는 선박을 통해 북한으로 실어나르려 했다.
지난해 9월에는 9mm 탄약 약 6만 발을 구입하여 북한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미 당국은 웬이 화학적 위협 식별 장치, 휴대용 광대역 수신기 등 북한에 보낼 "민감한 기술"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웬은 북한에 총기, 탄약, 민감한 기술을 운송하는 것이 불법임을 자신도 늘 인지하고 있었다고 서면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 따라 북한과의 무기 및 군사 장비 거래는 금지되어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 및 탄도 미사일 활동을 이유로 또 별도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개발해왔다.
2015년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한 선박 업체가 북한으로의 불법 무기 수송을 지원한 혐의로 미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며, 2016년에는 이집트 당국이 수류탄 3만 여개를 싣고 이집트로 향하던 북한 선박을 적발하기도 했다.
또한 2023년에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사가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에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벌금 약 6억달러를 납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