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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앞세워 대선 뛰어든 한덕수...'빅텐트·단일화' 시험대

2일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EPA-EFE/REX/Shutterstock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임기단축을 골자로 한 '개헌과 거국통합내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의 등판으로 범보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한 전 총리는 2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3년 차에 새헌법으로 총선·대선을 실시한 뒤 퇴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된다면, 현행 5년의 대통령 임기가 아닌 3년으로 단축해 오는 2028년에 퇴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 기구'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개헌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에 따른 '분권'이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는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고,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주장했다.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치 세력이면 누구나 협력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2일 강원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튀김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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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는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치 세력이면 누구나 협력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겠다는 취지의 출마선언을 했다. 사진은 강원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한 전 총리는 "권력을 목표로 살아온 정치인은 개헌에 착수할 수도, 개헌을 완수할 수도 없다"며 "공직 외길을 걸어온 제가 신속한 개헌으로 우리 헌정질서를 새로운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미온적인 다른 대선 후보를 비판함과 동시에 자신이 개헌을 완수할 적임자임을 강조한 셈이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전 총리는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위해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총리 캠프에 전남 곡성이 고향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합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5차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
Reuters
국민의힘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5차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

최종 후보는 누가?

3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후보가 누구인지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한동훈 후보는 경선 중인 지금으로서는 단일화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 후보 모두 최종 후보가 된 후에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 단일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대적으로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될 경우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한 전 총리와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 등을 두고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전날 한동훈 후보 캠프 측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한 권한대행의 출마도 동시에 명분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분들과는 어느 누구와도 협력해 나갈 것이고, 필요하면 통합도 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경쟁하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삼고초려해 거국통합내각에 모시겠다"며 "차관급 이하의 인사는 철저하게 그분과 함께 일할 부총리와 장관이 책임지고 발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선 후보에게 문을 열어두고 인사권까지 보장해 실질적인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방식으로 거국내각 구성에 앞장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일 GTX-A를 탑승한 모습
EPA-EFE/REX/Shutterstock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일 GTX-A를 탑승한 모습

'빅텍트' 성공할까

한 전 총리는 개헌 및 거국통합내각 카드를 앞세워 이른바 '빅텐트' 구성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빅텐트는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반이재명' 연대로 하나로 뭉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논의는 3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전 총리는 당분간 무소속 신분으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과 소통을 이어가며 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쪽방촌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공약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선거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는 점에서 빅텐트 구성 및 단일화가 언제 어떤 형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단일화 시기를 두고 범보수 측에선 '선거 공보물 발주 시한이 오는 7일이라는 점에서, 그 전에 단일화를 이뤄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덕수 전 총리의 입장에선 7일을 넘긴다면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까지는 단일화를 마쳐야 당 기호 2번을 달고 나올 수 있다.

11일 이후에도 단일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전 총리나 다른 후보가 사퇴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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