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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 순방서 1420억달러 거래 성사 … '시리아 제재 해제' 약속

6시간 전

첫 주요 해외 순방지로 중동 지역을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가장 강력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걸프 3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이번 순방은 투자 확대를 주요 목표로 한다.

사우디 리야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 해제도 약속하며, 이제는 시리아가 "위대한 기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순방 첫날 미국과 사우디는 142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의 방위 장비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최종적으로 1조달러 규모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당시에도 첫 대통령 순방지로 사우디를 택한 바 있다.

사우디에서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및 양국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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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및 양국 관계자들

지난 13일 사우디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화려한 보라색 카펫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 또한 이에 어울리는 보라색 넥타이로 스타일을 맞췄다. 사우디 측은 지난 2021년 기존의 붉은 카펫을 사막의 야생화와 관대함을 상징하는 보라색 카펫으로 교체한 바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활주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으며, 대통령 전용차는 아라비아 말로 구성된 의장대가 호위했다.

한편 이어 열린 투자 포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극찬했다. "우리가 시작한 순간부터 미국에 부가 쏟아지고 있고, 지금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자 애쓰고 있으며, 이는 2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거의 4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재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사우디의 차기 왕위 계승권자이자 실질적 최고 지도자인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해서는 "나는 그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그래서 이토록 많은 것을 주려고 한다"고 했다.

3D 모델을 살펴보는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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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동행한 기업가 중 하나다

이번 방문에서의 의전과 화려한 환영식은 지난 2022년 유가 인하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고자 석유 부국인 사우디를 찾아 무함마드 왕세자와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한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받았던 환대에 비해 더 격조 높았다.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당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왕따" 국가로 선언한 지 2년 만에 이루진 방문이었다.

경제적인 거래를 체결하고자 걸프 지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이 폭력과 분열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 같은 종류의 비즈니스 및 경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연설했다.

거래 성사를 향한 그의 의지를 반영하듯 이번 순방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오픈AI의 샘 알트먼, 블랙록의 래리 핑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등 주요 경제계 인사들도 동행했다.

이들 유명 CEO는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해 석유 중심의 자국 경제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사우디 인사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방문 중 황 CEO는 엔비디아가 사우디 기업 '휴메인'에 최신 AI 칩 '블랙웰' 1만8000여 개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가 현장에 참석한 포럼에서의 발언에 따르면 해당 칩은 사우디 전역의 데이터 센터에 사용될 예정이다.

샘 알트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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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샘 알트먼 CEO 또한 다른 기업가들과 함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동행했다

한편 트럼프는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은 자신의 "꿈"이라고 연설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재한 협정으로,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최초로 일부 걸프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하지만 그와 가까운 사이인 무함마드 왕세자는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이 영구적으로 끝이 나며, 팔레스타인 건국을 위한 구체적인 길이 마련되기 전까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두 정상 간 우정에도 분명히 한계는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진행 중인 분쟁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짧게만 언급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가자 지구 주민들은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으나, 하마스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납치, 고문, 표적 공격"을 선택했기에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벌인 공격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새롭게 들어선 정부를 지원하고자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요청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 내가 왕세자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하는지"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자 지난 10여 년간 시리아에 제재를 가해왔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알 아사드 정권이 축출되었다.

이후 시리아에서는 새로운 과도기 대통령이 선출되었으며, 이 덕에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토대가 마련되었다.

시리아의 아사드 시바니 외무장관은 이번 깜짝 제재 해제 발표는 시리아에 큰 기회를 마련해준다면서 국가 재건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환영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였던 로버트 포드 또한 이번 제재 해제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

포드 전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3개월 전 시리아를 방문했는데, 13년간의 내전으로 인해 국가는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다. 재건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외국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재 해제는 시리아가 걸프 국가를 포함한 다른 아랍 국가들, 다양한 원조 기관들로부터 국제 자본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러한 자본 흐름은 (국가 재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사우디에서 시리아의 아흐메드 알-샤라 대통령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UAE는 이미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4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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