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90일간 관세 대폭 인하' 합의

미국과 중국이 12일(현지시간) 앞으로 90일간 상호 관세, 즉 세금을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양국이 향후 90일간 상호 부과한 관세를 115%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에서 회담을 가진 직후 나왔다. 두 나라 간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막대한 관세 조치는 금융 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왔고,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은 일부 미국산 제품에 관세 125%를 부과하며 맞섰다.
그러나 이번 합의 덕에 중국산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90일 동안 30%로 인하되며, 미국산에 대한 중국의 관세는 같은 기간 10%로 낮아지게 됐다. 이 조치는 오는 5월 14일부터 적용된다.
미국이 내세운 조치에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불법 거래를 단속하도록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추가 조항도 포함돼 있다.
관세 부과는 양국 간 무역이 급감할 가능성을 높였으며, 실제로 미국 항만 당국은 중국발 선박 입항 예정 수가 급감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중국은 관세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미 공장 생산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미국 수출용 제품 생산라인이 멈추기 시작하면서 감원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합의된 내용을 발표하며 "이번 주말 양측 대표단의 공통된 인식은 어느 쪽도 디커플링(decoupling, 경제적 단절)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매우 높은 관세는 사실상 무역 봉쇄에 가까운 효과를 냈고, 어느 쪽도 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무역을 원하며, 보다 균형 잡힌 무역을 추구한다. 양측 모두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 역시 이번 합의에 대해 "양국 간 이견 해소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 소식은 금융 시장에도 즉시 반영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3%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발표 전 거래를 마쳐 0.8% 올랐다.
유럽 주요 증시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 뉴욕 증시는 2~3%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반면 최근 관세 갈등 속에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금값은 3% 하락해, 온스당 3224.34달러(약 458만8880원)를 기록했다.
미중은 공동 성명을 통해 스콧 베센트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통상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위한 협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은 "계속되는 논의가 양국 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호 개방, 지속적 소통, 협력,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