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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에 정말 '1조 달러'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4시간 전
일론 머스크는 어두운 색 재킷을 입고 카메라를 향하지 않은 채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옅은 웃음기가 감돌며, 특유의 자신감 있는 표정이 엿보인다.
Getty Images

훌륭한 리더는 기업에 있어 막대한 자산임은 분명하지만, 과연 누구든 1조 달러(약 1400조원)의 가치가 있을 수 있을까?

이는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에게 승인한 보상 패키지의 규모로, 향후 10년간 설정된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만 지급된다.

그동안 머스크는 급여를 받지 않으며, 대신 새로워진 더욱 강한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텍사스에 위치한 테슬라 본사 무대에서 열광적인 박수 속에 활기찬 모습으로 움직이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는 청중에게 다른 기업의 주주총회는 "지루한 행사"지만, 테슬라의 총회는 "아주 멋진 축제"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하며 정부 프로그램을 강하게 비판하고, 해외 정치에도 극우 성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여러 행보로 인해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의 비전을 믿고 그가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지지자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다.

이번 주 주주들이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지지한 것을 보면, 대부분의 주주들이 이러한 지지자들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 소재 금융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물론 주주들이 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목표를 달성할 경우(그리고 아이브스는 그가 성공할 것이라 본다) 수조 달러에 달하는 주주 가치를 창출하게 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아이브스는 머스크를 "현대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으로 평가한다.

그는 만약 이 엄청난 보상 패키지가 없었다면 몇 년 내 머스크가 회사를 떠나면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도 함께 가져갈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 없는 테슬라는 치즈 없는 피자와 같다"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이 소속된 웨드부시 증권에서 테슬라를 분석하고 있으며, 머스크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능력"을 지녔기에 설정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게는 과감한 행동도 있고, 반대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 된 것이죠."

"이것이 유럽 내 자동차 판매에 도움이 될까요? 아닙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그렇습니다."

테슬라 공장 앞에 주차된 사이버트럭
Bloomberg via Getty Images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은 일부 고객들의 반발을 불러왔으며, 올해 초에는 전시장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런던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매트 브리츠먼은 이러한 영향은 테슬라의 수익에 있어 '바닷물에 떨어진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브리츠먼은 테슬라 투자자다.

그는 테슬라의 기업 가치에 부담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전체 가치의 약 3분의 1이 머스크에게서 비롯된 '머스크 프리미엄'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가치라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현재의 자동차 사업을 기반으로 한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아닙니다. 향후 3년간 무엇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인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기대의 상당 부분이 머스크와 그의 장기적이고 대담한 사고방식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받을 수 있는 잠재적 보상은 그의 우주 탐사 비전만큼이나 천문학적이다.

1조달러(약 1400조원)로는 대당 약 5만달러(약 7300만원)인 모델 Y 테슬라 차량을 2000만 대 구매할 수 있으며, 250년 동안 매일 1000만달러(약 145억원)짜리 집을 사더라도 집을 꾸미고 장식할 여유 자금이 남는다.

머스크가 충족해야 할 조건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차량 2000만 대 생산, 로봇 100만 대 공급, 자율주행 로보택시 100만 대가 도로에 운행되는 것이 포함된다.

테슬라의 전체 시장 가치는 현재 1조4000억 달러에서 8조5000억 달러로 상승해야 한다.

콜로라도대학교 법학 교수 앤 립턴은 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이사회가 일부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간에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경우, 이사회가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목표가 겉보기만큼 까다롭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번 보상 조건에는 머스크가 정치적 발언이나 기타 사안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낼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

립턴 교수는 "보상안이 제안된 이후에도 머스크는 정치적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며, "따라서 이번 보상안이 어떤 목표를 담고 있든, 그 기준이 아무리 높더라도 머스크가 관여하고 싶어하는 사안에 관여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마케팅 및 소프트웨어 기업 '콕스 오토모티브'의 산업 인사이트 디렉터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머스크의 자유로운 행보가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비전가임과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며, 과거에도 그랬듯 다른 관심사에 주의를 빼앗겨 테슬라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자체가 이미 다양한 사업과 과제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기업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가 정치에 관여하면서 브랜드와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사업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도 스트리티는 "머스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은 이사회의 책임"이라며, "그가 일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움직이고 테슬라를 위한 결정을 내리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머스크가 그렇게 한다면, 그의 야망은 하늘을 넘어 화성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립턴 교수는 "2018년 보상안이 승인됐을 때 사람들은 웃었지만, 그는 그 목표들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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