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과 '대규모' 무역 협상 완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일본과 "대규모(massive)"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의 주요 무역국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협정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며, 일본에 부과할 상호관세율은 15%라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특히 자동차, 트럭, 쌀, 특정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백악관 방문 사실을 밝히며 '임무 완수'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BBC는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자 주미 일본 대사관에 문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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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방금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협정에 서명했다. 아마도 일본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일 것"이라며 자찬했다.
"일본 측은 최고위 인사를 파견했으며, 우리는 오랜 시간 열심히 협상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에게 좋은 거래다. 나는 항상 모두에게 좋은 합의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건 좋은 거래"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23일에는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이후로도 더 많은 합의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가 협상 및 합의의 세부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본 뒤에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달 일본에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까지 새로운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자국 내 일본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는 올해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일본 관세 25%보다 1%p 더 높은 수준이다.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수출하는 일본산 차량에는 이미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4월 발표한 관세 계획은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고, 이후 90일간 유예되었다. 이 기간 일본 측 무역 대표단은 미국과 협상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23일 아침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약 2% 상승하며 출발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에 적용된 기존 관세가 인하될 것이라는 NHK방송의 보도 이후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양국 간 이번 무역 합의는 지난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으며 이시바 총리가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체결되었다.
자민당은 지난해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도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일본에서 중의원은 참의원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