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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헝가리서 만나 우크라전 논의 예정

9시간 전
올해 8월 앵커리지 회담 당시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
Reuters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8월 알래스카 소재 미군 기지에서 직접 만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큰 진전"이 있었으며, 헝가리에서 직접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8월 중순 이후 미-러 정상 간 첫 통화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으며, 양측 실무진은 다음 주 중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정상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는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 측은 "매우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화였다면서,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기 하루 전 이루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지원 가능성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루어졌다.

한편 미국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토마호크 미사일 소식을 듣자마자 대화를 재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종료 이후 '트루스 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난 뒤 미-러 무역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고위급 자문단"이 다음 주 미정 장소에서 만날 예정이며, 미국 대표단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전달하겠다면서, "오늘의 전화 통화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에는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을 "2주 이내"에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지원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도 우리 재고량을 "다 쓸 순 없다"면서 "우리도 필요하지 않냐 … 그래서 이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올가 스테파니시나 우크라이나 주미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 정상과의 통화 "몇 시간 전"에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야간 공격을 감행한 것은 "평화에 대한 러시아의 진짜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스테파니시나 대사는 BBC의 현지 파트너사인 CBS 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러한 공격은 러시아가 공포 및 소모전 전략을 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에 맞서 효과적인 유일한 대응법은 제재 강화, 공중 방어 체계 보강, 장거리 무기 공급 등을 통한 압박뿐"이라고 주장했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X를 통해 자국에서 예정된 회담은 "전 세계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평화에는 인내, 힘, 겸손이 필요하다. 유럽은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한다. 끝없는 전쟁의 불씨를 부채질하는 태도나 오만함을 버리고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 대화만이 우리 대륙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결정적인 평화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을 설득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전반적인 평화 협상에 참여시키고자 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알래스카에서 만나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미-러 정상의 모습
EPA
두 정상이 마지막으로 만난 건 올해 8월로, 알래스카에서 단 몇 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던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던 중 회담을 일시 중단하고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 이후로 미국과 러시아 모두 공개적으로 두 정상 간 소통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난 대선 운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며칠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백악관 복귀 이후 그 어느 사안보다 어렵다며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러시아에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며, 올해 2월 28일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생방송으로 진행된 백악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며 갈등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미-우 정상 간 공개적 관계는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원래 영토 형태를 모두 되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기존 입장에서의 변화를 시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양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뚜렷하게 다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이후에만 3번째 방문으로, 이번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거리가 무려 2500km에 달하는 이 미국산 첨단 미사일을 제공해달라고 거듭 요청해왔다.

그리던 이번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해당 미사일을 지원할 수도 있는지 묻는 말에 "지켜보자 … 그럴 수도"라는 답을 남겼다.

토마호크 그래픽
BBC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2주가 채 안 되는 기한을 제시하며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여전히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들에 제재를 가하는 등 대러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의 만남을 수락하자 이러한 위협을 실천하지 않았다. 알래스카 회담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며 자찬했다.

한편 지난 16일, 인도 외무부는 나렌드라 모디 자국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입 중단에 동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자신에게 "이른 시일 내에" 원유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인도 정부 대변인은 모디 총리는 과거 "두 정상 간 그런 대화가"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 경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자 인도, 중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구입 중단을 촉구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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