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호크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에 '게임 체인저'가 될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과거 요청한 이 첨단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러시아에 맞서 반격하고자 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거듭 요청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긍정적인 소식을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1월 이후에만 벌써 3번째 워싱턴 DC 방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자체 장거리 순항 미사일 '플라밍고'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쟁의 판도를 결정적으로 뒤집기 위해서는 미국의 토마호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토마호크는 왜 이토록 중요한 무기이며,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토마호크인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끝도 없이 길어지는 전쟁 속 최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본토의 도시 및 목표물 타격 가능성을 검토하며,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해달라고 거듭 요청해왔다.
과거 러시아는 미국을 향해 만약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할 경우 이는 심각한 분쟁 격화이자, 미-러 관계 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미국산 토마호크는 사거리가 2500km에 달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할 경우 모스크바를 손쉽게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
토마호크는 아음속으로 비행하긴 하나, 지상에서 불과 수십 미터 높이로 낮게 날기에 요격하기 매우 어렵다.
아울러 BBC 러시아어 서비스의 파벨 악세노프 국방 전문기자에 따르면 첨단 항법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타격 정밀도도 높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한다고 해도 적당한 발사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토마호크는 주로 해군용으로 설계되어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운용 및 발사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현재 토마호크를 발사할 만한 함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미군은 최근 지상 발사대도 개발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이러한 정밀 장거리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군의 정확한 첩보가 필요하다.
지난 3월, 미국이 잠시 우크라이나에 정보 공유를 중단했을 당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정보에 의존하여 표적을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와의 정보 공유를 확대하여 정유시설 등 러시아 본토 깊숙이 자리한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관련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의 정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는 작전의 경로, 고도, 시기, 전술 등을 결정한다. 아울러 러시아의 방공망을 피해 공격용 드론 투입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만약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할 경우, 미국 전문가들이 미사일 준비 및 비행경로 계획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현재 미국은 토마호크 수천 발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력이 막강한 국가와의 전쟁에서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중국과의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전쟁 판도를 바꿀 만큼 대규모로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수십 발만 제공되어도, 다른 무기와 결합하여 전쟁 판도를 바꾸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다양한 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며 이를 입증했다.
우크라이나가 정유 시설 등을 정밀 타격하며 최근 러시아 경제 상황은 복잡해진 가운데, 토마호크 미사일은 이러한 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변화하는 분위기

최근 몇 달간 러시아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강경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상에 협조하지 않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하겠다고 러시아에) 말할 수도 있다"면서 "지원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과연 (러시아는) 토마호크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상황을 원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토마호크 언급은 "극도로 우려되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현재 모든 측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에 지금은 정말 극적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달만 해도 이 미사일로도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토마호크 위협을 비교적 가볍게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만약 토마호크가 러시아를 향해 날아올 경우, 러시아는 과연 핵탄두가 장착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러시아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SNS에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고? 바로 그렇다!"며 더욱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이 미사일이 발사되면 모두에게 나쁜 결과로 끝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본인에게 말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강경한 성향을 보여주는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러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보다 더 극단적인 입장을 자주 내놓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바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온라인상에서 한 위협적인 발언에 대응하여 핵잠수함 2척을 러시아에 더 가깝게 재배치시켰다고 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통화에서 방공 시스템, 장거리 무기 등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도시들은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반복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여 광범위한 정전을 일으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러-우 전쟁에는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음을 시사했다.
추가 보도: 해리 세쿨리치, 로라 고지, BBC 러시아어 서비스, BBC 글로벌 저널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