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푸틴, '중국과 전례 없는 수준'의 우호 관계 재확인

1일 전
악수하는 푸틴과 시진핑
Sputnik/Pool via Reuters
러시아 국영 매체는 2일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의 사진을 공개했다

대규모 열병식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마주 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좋은 친구'라 불렀으며, 중국 관영 매체는 양국 관계가 모범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중국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며, 중국은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앞으로 1년간 무비자 여행을 시험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격자 측인 러시아, 북한과의 연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

오는 3일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및 일본군의 항복 80주년을 기념해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주관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앞서 올해 5월에는 모스크바를 방문해 나치 패배를 기념하는 러시아의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가운데 이번 만남은 시 주석이 자신의 영향력과 힘을 과시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린다.

오는 3일, 군인 수만 명이 대형을 이루어 행진하는 가운데 세 정상은 나란히 선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한편 열병식 하루 전날인 2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러-중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다만 시 주석과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공식 텔레그램 계정에 게시된 영상 속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좋은 친구여, 나와 러시아 대표단 모두는 우리 중국 친구 및 동료들과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의 긴밀한 소통은 전례 없는 수준인 러시아-중국 관계의 전략적 성격을 보여준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그때도 항상 함께했으며, 지금도 함께입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중-러 관계는 국제적 상황 변화의 시험을 견뎌냈다"고 말하며,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시 주석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뿐만 아니라 외교 강국으로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국제 무대에서 과시하려는 시점에 성사되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 관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중국을 안정적인 무역 파트너로 부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푸틴 대통령 초청은 양국 관계의 긴밀함을 잘 보여준다.

러-중 두 정상은 이전에도 양국의 "무제한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로 잃은 천연가스 판매 수익을 중국 및 다른 국가에서 만회할 수 있길 바란다.

러시아 언론사들은 만약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가 연간 1060억m³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던 양보다는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 국적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이던 1개월 무비자 여행 제도를 오는 15일부터 1년간 시험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중-몽 3자정상회담 현장
Sputnik/Pool via EPA
베이징에서는 러-중 정상회담과 더불어 몽골의 오흐나깅 후렐수흐 대통령과 함께 3자 회담도 진행되었다

한편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러-중 두 정상은 서방 정부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옹호하는 한편 분쟁 촉발 책임을 서방 세계에 돌렸다. 시 주석은 회원국들을 향해 "냉전식 사고, 블록간 대립, 괴롭히기 행태에 반대하자"고 촉구했는데, 이는 명백히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다.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의 세계 정상이 참여한 이 행사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유럽 중심의 구체제 및 유럽-대서양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체제의 토대를 마련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한편 3일로 예정된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지도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하루 전인 2일 새벽, 전용 열차를 타고 국경을 통과했다.

이는 김정은의 첫 다자외교 무대로, 수십 년 만에 북한 지도자가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사례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이자 북한 초대 지도자인 김일성이 1959년에 방중했을 때였다.

서방 세계의 경우 대부분의 지도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푸틴 정권에 대한 제재를 지지해왔기에 이번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껏 푸틴의 전쟁을 비난하지 않았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이 이중용도 물자를 공급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한다고 비난하나,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김정은은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 모두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