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규모 열병식 개최…전국서 '퇴진' 시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미국은 앞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79번째 생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약 7000명의 병력과 수십 대의 전차, 헬리콥터, 최신 무인기 등이 동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육군의 250년 역사와 장병들의 헌신을 기념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 군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싸우고 또 싸워서 결국 승리한다"며 "미국을 위협하는 이들에게는 패배와 파멸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서는 250명의 신병과 재입대한 장병들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입대 선서'를 주도하기도 했다.
미 육군은 이번 열병식이 2025년의 모집 목표를 4개월 앞당겨 달성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탱크부터 로봇 군견까지
이번 열병식은 링컨기념관에서 워싱턴모뉴먼트까지 이어지는 콘스티튜션 애비뉴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셔먼 전차, 에이브럼스 탱크, 브래들리 보병 전투차량, 팔라딘 자주포 등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지상 무기뿐 아니라, 블랙호크·아파치·치누크 등 군용 헬리콥터가 등장했다.
특히 미국 육군이 "미래의 전장"이라 부르며 선보인 최신 드론과 자율 로봇 군견이 눈길을 끌었다. 이 로봇들은 첨단 군사 기술의 상징으로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과거 군의 업적과 군인의 희생을 강조하며 애국심에 초점을 맞췄다. 중동 분쟁이나 최근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확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국서 트럼프 비판 시위도
이날 열병식이 열린 워싱턴DC를 포함한 미 전역에서는 수백 건의 트럼프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고, 특히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선 1000여 명이 모여 "트럼프는 즉시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격렬한 시위를 우려해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기도 했다. 미네소타 주에서는 최근 민주당 의원 피격 사건 이후 일부 시위가 전면 중단됐다.
이번 열병식에는 약 4500만 달러(약 61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야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군사력을 국내 정치 도구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