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BBC 조사 후 '나체 사진 만드는' 앱 앱스토어에서 삭제

BBC 조사 결과 틱톡에서 일명 '옷 벗기기' 애플리케이션이 비동의 딥페이크 이미지 생성 도구처럼 홍보되고 있음이 밝혀진 이후 애플 측이 해당 앱들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옷 벗기기' 혹은 '나체 만들기' 앱은 사진 속 인물의 옷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거하여 나체 혹은 부분 나체 이미지나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앱스토어 공식 설명란에는 '셀카를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앱 제작사들은 틱톡 유료 광고를 통해 허락 없이 여성들의 성적인 사진을 만들 수 있는 도구라고 홍보한다.
사용자들에게 "좋아하는 사람의 가장 섹시한 사진을 얻어라"며 앱 다운로드를 권한다. "모두의 옷을 벗길 수 있다"거나 "누구든 비키니를 입힐 수 있다"고 홍보하는 문구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는 성적인 이미지 제작이 불법일 수 있기에 BBC는 이러한 앱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 스페인, 미국 등에서 여학생들이 관련 기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러한 '알몸 만들기' 앱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딥페이크 이미지를 이용해 협박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정보기술 정책 센터'의 아르빈드 나라야난 교수는 IT 기업들은 딥페이크 나체 만들기 앱 확산을 제한할 도덕적 의무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나라야난 교수는 "사람들이 이러한 기술에 쉽게 접하지 못하도록 더 많은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전 세계의 정책 입안자들은 앱 스토어에서 이러한 앱 자체를 금지해야 하며, SNS 기업들이 이러한 기업의 "광고로 이익을 거둘 수 없게끔"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앱을 홍보하는 일부 틱톡 광고에서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배우 레나 히디, 메이지 윌리엄스의 사진을 사용하여 어떻게 이미지 속 여성을 속옷 차림인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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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틱톡에 이 같은 유료 광고를 게재한 앱 4개를 발견했다. 틱톡 측은 현재 해당 광고를 삭제한 상태다. 그러나 해당 앱 개발사와 연결된 계정에서 올린 유사한 영상들은 여전히 틱톡에 남아 있다.
틱톡 측 대변인은 해당 광고가 성적 암시가 있는 콘텐츠의 유료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자사 정책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광고가 어떻게 콘텐츠 심사를 통과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애플 또한 BBC의 관련 보도 이후 해당 앱들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앱 3개는 "개발자가 앱의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삭제되었으며, 사진 속 여성을 반나체 상태로 춤추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4번째 앱은 "삭제되었으며 개발자 계정 또한 영구 정지되었다"는 설명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경우 해당 앱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BBC가 조사한 앱 중 가장 오래된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만 1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되었다. 애플은 다운로드 횟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앱으로는 완전한 나체 이미지는 생성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나, 그 어떠한 사진도 성적인 사진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앱에서는 사진 속 인물을 다양한 포즈로 취하게 할 수 있는 "패키지"를 누릴 수 있다. 심지어 여성이 바닥에 누워 입을 벌린 모습이나, 욕조에 있는 모습으로도 변환할 수 있다.
틱톡에서 이러한 앱은 '당신이 짝사랑하는 상대의 가장 섹시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홍보된다.
해당 앱의 개발자는 비동의 딥페이크 이미지 생성 도구로 광고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앱 사용 현황을 검토하겠다는 이메일 답변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