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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 대통령, '공격적인' 전립선암 진단받아

6시간 전
행사에서 연설 중인 바이든 전 대통령
Getty Images
지난 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포착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조 바이든(82)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전 대통령 사무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그가 지난주 배뇨 시 이상 증세를 느껴 정밀 검사를 받았고,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대통령직에서 퇴임했다.

현재 '글리슨 점수' 10점 중 9점에 해당하는 비교적 공격적인(aggressive) 암으로 알려졌는데, '영국 암 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고등급'으로, 암세포가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가족들이 현재 치료 방향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무실 측은 암이 호르몬에 민감한 것으로 보여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전직 대통령의 암 진단 소식에 미국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멜라니아(미국의 영부인)와 나는 "바이든의 최근 건강 진단 소식에 슬퍼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질(바이든의 아내)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안부를 전한다"면서 "조의 빠르고 성공적인 회복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카멀라 해리스 또한 X를 통해 자신과 남편 더그 엠호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는 투사이다. 나는 그가 자신의 삶과 리더십을 통해 평생 보여준 (강인한) 힘과 회복력, 낙관주의를 통해 이번 난관에 맞서리라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2009~2017년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두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X를 통해 자신과 아내 미셸은 "바이든 가족 전부를 위로한다"고 적었다.

"조는 모든 형태의 암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법 개발에 그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라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그가 특유의 강인함과 품위를 바탕으로 이번 난관을 이겨내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바이든 부통령이 이를 이끌 예정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이번 암 진단 소식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건강 문제와 고령으로 인해 지난해 미 대선 출마를 포기한 지 약 1년 만에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민주당 측 후보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지난해 6월 TV 토론회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맞붙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겼다.

한편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피부암에 이어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남성 100명 중 13명이 평생 한번 이상 전립선암을 진단받는다. CDC가 말하는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나이다.

한편 '미국 암 협회'의 최고과학책임자이자 전립선암 전문의인 윌리엄 다후트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진단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를 살펴보면 비교적 공격적인 성향의 암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암이 뼈까지 전이된 경우 완치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후트 박사는 대부분의 환자가 초기 치료에는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서, "진단받은 뒤에도 수년간 더 생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후트 박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과 같은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는 보통 증상을 완화하고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한 호르몬 치료가 권장된다.

한편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난 이후 대중의 시선에서 대체로 물러나 공개 석상에 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에는 장애인 권익 단체인 '장애인을 위한 옹호자, 상담사, 대표자 협회'가 시카고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이번 달에는 퇴임 이후 첫 인터뷰로 BBC와 만나 2024년 대선 출마 포기 결정이 "어려웠다"고 인정한 바 있다.

최근 몇 달간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 달 TV 프로그램 '더 뷰'에 출연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마지막 해에 인지 기능 저하를 겪었다는 주장에 대해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오랜 세월 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2022년에는 질 여사와 함께 '캔서 문샷' 프로젝트를 재출범시키며 2047년까지 암으로 인한 사망 400만 건 이상을 예방하고자 연구 활동을 촉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을 뇌암으로 먼저 떠나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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