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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러시아 18세 청년들

1일 전
두 소년의 사진. 한 명은 흰색 유도복을 입고 있고, 다른 한 명은 검은색 운동복 상의를 입고 있다.
VK/BBC
알렉산데르(왼쪽)와 비탈리는 2월 전선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징집된 18세 청년들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보내지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으나, BBC 러시아어 서비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그 연령대 병사 최소 245명이 전쟁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막 학교를 졸업한 10대들이 새로운 정부 규정으로 정규군 계약병으로 곧바로 입대할 수 있게 됐다.

현금 보너스와 애국주의 선전은 입대를 더욱 부추겼다.

알렉산데르 페틀린스키는 18번째 생일을 맞은 지 2주 만에 입대했고, 불과 20일 뒤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는 2022년 2월 푸틴이 침공을 시작한 이후 전면전에서 사망한 수십만 러시아 병사 중 한 명이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1만 3500명의 목숨도 앗아갔다.

페틀린스키의 이모 예카테리나는 그가 의사가 되는 꿈을 꾸며, 우랄 지역의 공업 중심지인 첼랴빈스크에 있는 의과 대학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카테리나는 그에게 또 다른 목표가 있었다고 언급하며 "'특별군사작전'이 시작됐을 때 사샤는 15살이었다. 그는 전선에 가는 것을 꿈꿨다"고 학교 추모 행사에서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징집 연령이 25세다.

러시아는 전투 가능한 연령대의 남성들에게 막대한 금액을 제시한다. 일자리 전망이 희박한 빈곤 지역의 사람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제안으로 보일 수 있다.

처음에는 러시아 남성들이 계약을 체결하기 전 최소 3개월의 징집 복무를 마쳐야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그 제한은 2023년 4월 조용히 폐지됐다. 이제 18세가 된 학교를 졸업한 젊은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에 입대할 수 있다.

러시아의 교육 시스템은 젊은 남성들이 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짧은 소매의 흰 셔츠를 입고 어깨에 러시아 국기 색의 어깨끈을 맨 젊은 러시아 남성.
Alexander Petlinsky/VK
알렉산데르 페틀린스키는 의사의 꿈이 있었지만, 18세가 되자마자 군 계약에 서명했다

전면 침공이 시작된 이후, 교사들은 전쟁의 공식 명칭인 '특별군사작전'에 관련한 수업을 진행하도록 법으로 의무화됐다.

전선에서 돌아온 군인들은 학교를 찾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학생들은 위장망과 참호용 양초 만드는 법을 배우며, 유치원생들조차 전선에 편지와 그림을 보내도록 권장됐다.

그리고 지난해 9월 1일, 새 학년이 시작될 때 새로운 과목이 교육과정에 도입됐다.

소련 시절을 연상시키듯 상급생들은 '안전 및 조국 방위의 기초'라는 과목의 일환으로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수류탄 사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여러 지역에서 군 모집관들이 학교와 기술대학의 진로 수업에 참여해, 졸업 후 정규군 계약병으로 입대하는 방법을 청년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비탈리 이바노프는 시베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고, 정비사가 되기 위해 다니던 대학을 중퇴했다.

그는 경찰과 문제가 있었고, 지난해 11월 작은 가게를 강도질했다는 혐의를 받았을 때 자신이 구타를 당해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하소연했다.

러시아 모자를 쓰고 카키색 상의를 입은 젊은 남성
Vitaly Ivanov/VK
비탈리 이바노프는 강도 혐의를 자백하도록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비탈리의 친구 미하일은 BBC에 비탈리가 18세가 되면 군 복무를 할 계획이었고, 함께 서쪽으로 약 3700km 떨어진 도시 카잔에서 도로 건설 일을 찾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탈리는 군에 바로 입대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가족들은 경찰이 그를 "설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출발 전날, 그는 어머니 안나에게 전화를 걸어 곧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 군관구로 간다"고 설명했으며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지난 2월 알렉산데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전선에 도착했다.

비탈리가 2월 5일 집에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는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안나는 "그게 비탈리의 첫 전투이자 마지막 전투 임무였다"고 말했다.

약 한달 후, 징병 사무소는 안나에게 전화를 걸어 비탈리가 2월 11일 사망했다고 전했다.

BBC 러시아어 팀은 공개 자료를 활용해 러시아의 전사자 수를 집계해서 입대 규정이 완화된 2023년 4월부터 2025년 7월 사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18세 계약병 245명의 이름을 확인하고 검증했다.

이들은 모두 계약병으로 입대했으며, 공개된 부고를 보면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군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BBC 조사에 따르면 전면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18세에서 20세 사이 러시아 남성은 최소 2812명이다. BBC 집계는 공개 자료에 기반하고 있으며, 모든 사망이 공개적으로 보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손실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7월 말 기준, BBC는 전면전 동안 사망한 러시아군 12만 343명의 이름을 확인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제 전사자의 45~65%에 해당한다고 추정하며, 실제 사망자는 18만 5143명에서 26만 7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알렉산데르 페틀린스키는 18세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국방부와 계약을 맺기 위해 대학 휴학을 신청했다.

그는 의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것도 꿈꾸고 있었다.

다음 달 그는 전선에 있었고, 3월 9일 사망했다.

그의 어머니 엘레나는 "러시아 연방의 시민으로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BBC에 전했다.

"하지만 한 어머니로서 이 상실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더 이상의 말은 전하지 않았다.

그의 친구 아나스타시아는 18세 청년들이 군 입대를 위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 매우 "고통스러운 주제"라고 말했다.

"그들은 너무 어리고 순진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의 무게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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