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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형사 재판: 스토미 대니얼스와 도널드 트럼프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2024.04.2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토미 대니얼스의 주장을 부인했다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토미 대니얼스의 주장을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현재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성 돈을 지급했으며, 이와 관련해 회사 장부를 위조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형사 재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섰다.

이 사건의 핵심은 트럼프가 이 돈을 지급하고자 회사 장부를 위조했다는 의혹이다.

대니얼스(45)는 본인이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고 2016년 대선 전에 침묵의 대가로 트럼프의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으로부터 13만달러(약 1억68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코헨 변호사는 여러 혐의로 수감됐다.

트럼프는 2018년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대니얼스와의 성적 관계를 부인해왔다.

스토미 대니얼스는 누구?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퍼드)는 미 루이지애나 출신의 성인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영화 작품으로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2000년대 코미디 영화인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사고친 후에' 등 주류 할리우드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다.

대니얼스는 정치계에도 발을 들여 과거 자신이 공화당원임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가 속한 바로 그 정당이다.

대니엘스의 불륜 주장

대니엘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7월 자선 골프 대회에서 트럼프를 만났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사이 리조트 지역의 타호 호수 근처 트럼프의 호텔 방에서 트럼프와 한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변호사는 당시 이 주장을 "격렬히" 부인했다.

트럼프가 함께 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니얼스는 "그는 이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는 듯했다. 약간 거만한 태도였다"고 답했다.

당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해당 골프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막 출산한 상황이었다.

침묵을 종용한 위협과 금품

대니얼스는 트럼프가 당선했던 2016년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코헨 변호사가 자신에게 '입막음용 돈'으로 13만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한다.

대니얼스는 가족의 안위가 걱정돼 이 돈을 받았다면서, 침묵을 강요받으며 법적으로, 신체적으로 위협받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 대니얼스는 7년 전인 2011년 당시 불륜 의혹에 대해 잡지 '인터치'와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 직후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자신과 갓난아기인 딸에게 다가와 "트럼프를 내버려 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니얼스는 미 CBS의 탐사보도 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그 낯선 남성이 '애가 참 예쁘네. 애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타깝겠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60분'에서 이 내용을 방영하기 전, 코헨 변호사와 연관된 한 유령 회사가 대니얼스에게 접근해 2000만달러짜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했다. 대니얼스가 비밀유지계약(NDA), 즉 '입막음 계약'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대니얼스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렇게 전국 단위 방송에 나와 말한다면 위약금으로 백만달러를 내야 할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 내게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인터치'지와 대니얼스의 인터뷰 전문은 2018년이 돼서야 공개됐다. '60분'의 해당 방송이 방영되기 3개월 전이었다.

'입막음' 돈은 불법일까?

사실 비밀유지계약의 대가로 보상을 지급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맨해튼 검찰은 코헨에게 변제한 자금이 트럼프 계좌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가 해당 자금을 법률 자문비로 분류하며 기업 장부를 위조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송금이 이뤄진 건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트럼프가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숨기고자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2018년 8월, 코헨 변호사는 탈세 및 선거 자금법 위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수감됐는데, 부분적으로 이는 대니얼스와 트럼프의 또 다른 불륜 상대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지급한 돈과 관련이 있다.

처음에 코헨 변호사는 트럼프는 이 지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선서 하에 트럼프가 자신에게 직접 이 13만 달러를 지불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이후 트럼프가 자신에게 이 금액을 변제해줬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주장은?

트럼프는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1급 업무 기록 위조와 관련한 중범죄 혐의 34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대니엘스에게 지급한 돈과 관련해 기소됐으며, 자신과의 성관계 사실에 대해 침묵하도록 전직 '플레이보이'지 모델에게 돈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받고 있다.

이번 재판에 앞서 트럼프는 자신의 SNS 계정인 '트루스 소셜'에 이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마녀사냥'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주재하는 판사를 또 한 번 비난했다.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트럼프의 지지자들, 심지어 종교적 우파 성향의 지지자들조차 그가 과거 보여준 행동과 여성들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을 무시했다.

그런 해당 사건의 심리가 맨해튼 법정에서 진행되는 해는 대선이 열리는 바로 그 해로, 6주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재판 기간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선거 운동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앞서 트럼프는 낮엔 법정에 출석하고, 밤엔 선거 운동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형사 피고인으로서 트럼프는 법적으로 반드시 법원에 출두해야 하며,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는 그에게 재판 결석 시 체포 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의 선거 운동 계획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앤서니 저커 BBC 북미 특파원에 따르면 설령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을지라도 트럼프가 대선 운동을 이어 나가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사실 미국 법상 후보자가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지라도, 대선 운동을 펼치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옥중에서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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