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중국서 김정은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것'
우원식 한국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3일 중국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는 가운데, 우 의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1일 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판문점 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만났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서로 모르는 사이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다만 김 위원장과의 실제 접촉 가능성에 대해 "자리가 어떻게 배치가 될지, 또 리셉션장에 참여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다"며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 정부와는 별도로 국회 차원에서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계획이느냐는 질문에는 "남북관계는 지금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고, 북한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지속적으로 '적대적 두 개의 국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북한이 우리와 뗄 수 없는 그런 관계에 있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에 대화를 이어가고 평화를 만들려는 노력을 국회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2018년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우 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저의 아버지 고향은 북한 황해도이고, 그곳에 누님 두 분이 계신다. 저의 어머니는 102세인데 누님들을 만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며 이산가족 문제의 절박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우 의장은 전했다.
우 의장은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 한국을 대표해 참석하는 데 대해 "중국은 우리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이웃"이라며 "전승절이 일본 제국주의와 싸워서 이긴 날이고, 또 우리도 그런 역사적 경험을 같이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면들을 고려해서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 간 우호관계를 유지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잘 유지시켜 나가야 된다"며 "물론 한미동맹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그런 일들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북·중·러 연대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위치와 앞으로의 역할, 세계적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중국도 한국을 존중하며 함께 가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미일-북중러 이런 식의 완전히 대립 구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있고 대한민국의 외교의 방향이 만들어져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한반도에서의 평화가 세계 평화와 직결돼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해 나가려는 대한민국의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 주시고 힘을 모아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