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사 당국 '미니애폴리스 학교 총격범, 아동 살해에 집착'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범인에 대해 미국 수사 당국은 그가 "아이들을 죽이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어린이 2명을 살해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23)에게는 뚜렷한 동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하라 청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범인은 "모든 사람을 증오했던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을 죽이고 싶어 했다"고 했다.
유가족의 확인 결과, 이번에 숨진 피해자는 플레처 머켈(8)과 하퍼 모이스키(10)로 밝혀졌다.
아버지 제시 머켈은 기자 회견에서 "어제 비겁한 겁쟁이가 8살 아들 플레처를 우리 곁에서 앗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레처는 가족과 친구들, 낚시, 요리는 물론 할 수 있는 모든 스포츠를 사랑했다"고 회상했다.
제시는 눈물을 삼키며 "오늘은 자녀들을 꼭 한 번 더 안아주고, 입 맞춰 주세요. 사랑한단다, 플레처. 넌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거야"라고 덧붙였다.
하퍼 모이스키의 부모인 마이클 모이스키와 재키 플라빈은 성명을 통해 "우리 딸은 어디에서나 사랑받던 밝고 명랑한 10살 소녀로, 웃음과 친절함, 기운으로 주변 사람들을 어루만지던 아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 가족은 완전히 무너진 기분이다. 고통의 깊이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한 행동에 "딸에 대한 기억이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시는 어떤 가족도 이런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됩니다 … 변화는 가능하며, 반드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하퍼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비극 속 하나로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그가 과거 해당 성당이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으며, 그의 어머니가 과거 이 학교의 직원이었다고만 밝힐 뿐 범인의 배경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총격범은 이 '수태고지 성당' 건물의 측면에서 접근한 총기 3정을 동원해 창문을 통해 수십 발을 발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연막탄도 발견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성당에서 피를 흘리며 도망치던 아이들이 지나가던 행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28일 기자회견에서 조지프 톰슨은 미네소타 주 법무장관 대행은 "총격범이 유대인 커뮤니티 등 여러 집단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증오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범행 이후 현장에서 스스로 총을 쏘아 숨진 범인은 유서를 남겼으나, 정확한 동기는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톰슨 대행은 "가해자의 말을 공개함으로써 그에게 가치를 부여하지 않겠다. 끔찍하고 역겨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웨스트먼은 2020년 공식적으로 로버트에서 로빈으로 개명했는데, 당시 판사는 "미성년자인 그가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일부 연방 당국자와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전히 그를 남성(man)으로 지칭하고 있다.
오하라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바로 이러한 악명을 얻고자 범행을 벌인 것"이라면서 기자들에게 가해자 이름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그녀(she)는 "미국과 전 세계의 수많은 총기난사범들처럼, 과거 총격 사건에 일종의 왜곡된 집착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미국 당국은 끔찍한 범죄를 통해 악명 높은 존재가 되려는 이들이 있다면서 총기 난사 사건이 모방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일부 주요 언론사는 방침상 총기난사범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번 공격에 대해 "증오로 점철된 이념에 의해 촉발된 국내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파텔 국장은 X를 통해 총격범이 남긴 총기와 메모에는 "반가톨릭적이고, 반종교적인 표현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은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표출하며 '이스라엘은 무너져야 한다', '팔레스타인 해방' 등의 문구를 적었으며,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총기 탄창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폭력을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글귀를 적어두었다"고 한다.
수사 당국은 총격범이 과거 해당 학교에 재학한 적 있으며, 어머니 메리 그레이스 웨스트먼은 이 학교의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어머니는 현재까지 수사기관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당국은 미니애폴리스 교외 출신인 범인과 관련된 주거지 3곳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당국에 따르면 미사 시작 전 출입문을 잠근 덕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또한 범인이 사용한 총기들은 모두 합법적으로 구매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범인은 정부의 주의 인물 명단에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경찰은 그가 정신 질환을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기록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BBC가 인터뷰한 목격자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성당 근처에 사는 패트릭 스캘런은 건물에서 달아나는 어린이 3명을 목격했으며, 그중 한 소녀는 머리에 상처가 나 있었다고 한다.
"그 소녀는 계속 '손잡아주세요, 절 버리고 가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도 가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사건 당시 해당 성당에 있었던 클로이(11)의 아버지 빈센트 프랑쿠알은 소식을 듣고 너무 당황하지 않고자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미국 어린이들이 총기 난사 사건 대비 훈련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역겹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총기 난사 사건 발생 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빈센트는 "그리도 딸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했다.
미국 내 학교 총격 사건에 대해 그는 "이건 패턴"이라면서 "더 이상 이상한 사고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저는 아내에게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때마다 딸들이 무사히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출신인 빈센트에 따르면 클로이는 현재 학교와 성당에 돌아가길 두려워하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 시장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주 차원의 공격용 무기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재장전도 하기 전에 30발을 연발할 수 있는 무기를 누군가 반드시 소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대용량 탄창 역시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 여러분의 아버지가 쓰시던 사냥용 소총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갑장비를 뚫고, 사람을 죽이도록 제작된 무기를 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