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기 내각 청문정국 개막…주요 후보자 쟁점은?

이재명 정부의 1기 내각을 구성할 인사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총 16명의 장관 후보자와 1명의 국세청장 후보자가 이번주 국회의 검증대에 선다.
14일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의 격한 충돌로 이어졌다.

청문회 13분 만에 파행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갑질왕 강선우 OUT' 등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노트북에 부착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해 고성이 오가면서 청문회는 개의 13분 만에 정회했다가 재개되는 등 소동이 있었다.
강 후보자는 국회의원 재직 당시 보좌진에게 자택 변기 수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지시했다는 이른바 '갑질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보좌진 익명 게시판에는 강 후보자가 가전·가구 구매 견적 비교를 보좌진에게 지시하고, 백화점에서 명품 구매 등의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교체된 보좌진 수가 46명에 달한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강 후보자 측은 '46명 면직'은 중복 집계된 누적 수치로, 실제 면직자는 28명 수준이라고 반박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국민의힘 보좌진들은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장 앞에 모여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에 항의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강선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보좌관 갑질 의혹 등과 관련해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진숙,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정면 돌파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6일 열린다. 이 후보자 역시 각종 논란에 휩쌓인 상태여서 청문회장에서 여야의 격한 공방이 예상된다.
중복 게재 논문, 제자 논문 표절, 소녀상 철거 요구 등 각종 논란은 지난달 29일 지명 직후부터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지난 8일 '논문 중복게재'와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 후보자가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그대로 요약해 학술지에 발표한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며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은 이 후보자가 제자의 석사 학위 논문을 요약해 2015년 9월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며 제자 논문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이 후보자는 13일 공개한 청문회 참고자료에서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쪼개기 의혹에 대해 "두 논문은 실험 설계는 동일하나 각각 개념이 다른 변수에 대해 실험한 결과를 작성한 것으로 서로 다른 논문"이라고 부인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제자들이 "해당 논문은 프로젝트 연구로, 교수님이 연구 기획 단계부터 진행 세부 사항, 결과 검토 및 세부 수정·보완까지 직접 수행했다"며 "교수님이 주 저자인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2022년 충남대 총장 시절 불거진 교내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 논란에 대해 "소녀상 설치 후 2022년 8월 22일 원상복구 공문을 발송한 경위는 소녀상의 역사적 의미나 정치적 메시지와 관련해 이뤄진 의사결정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유재산법에 따른 관리자 동의 없이 설치된 것이라 추후 국유재산 관리와 관련한 문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부득이한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는?
14일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청문회에 오른 정동영 통일부 후보자는, 가족이 태양광 사업을 하는데 태양광 지원 법안을 발의했다는 이해충돌 의혹에 직면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 의혹에 대해 "아내가 보유한 태양광 발전시설은 중고 설비를 활용한 것"이라며 "생계형 투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향후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연기하는 방안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시작해 18일까지 이어진다. 15일에는 권오을(국가보훈부), 한성숙(중소벤처기업부), 김성환(환경부), 안규백(국방부), 임광현(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이어 16일에는 정성호(법무부), 김영훈(고용노동부), 이진숙(교육부), 17일에는 조현(외교부),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구윤철(기획재정부), 18일 윤호중(행정안전부), 정은경(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16일 청문회에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야당의 치열한 검증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조문'을 명분으로 북한 방문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이듬해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통일 골든벨'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휘말렸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는 자신이 주도한 2012년 '8.15 노동자 통일 골든벨' 행사에서 표면적으로는 통일교육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북한 체제를 미화하거나 반미 정서를 조장하는 편향적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8일 열릴 정은경 복지부 후보자 청문회는 남편의 방역 관련 주식 보유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1기 내각의 원활한 출범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장관 후보자 전원 통과를 목표로 세우고 있지만, 일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될 경우 여론의 향방에 따라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