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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시 섭취 주의... 음료 속 글리세롤이 어린이 건강 위협

2025.03.16
어린이가 들고 있는 색색깔의 슬러시 음료
Getty Images
슬러시는 글리세롤이라는 감미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슬러시가 완전히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8세 미만의 어린이는 글리세롤이 포함된 슬러시 음료를 완전히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2~7세 사이의 어린이 21명이 슬러시 음료를 마신 후 응급 치료를 받은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슬러시는 밝은 색상과 달콤한 맛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대부분의 제품에는 설탕 대신 글리세롤이라는 천연 감미료가 포함되어 있다. 글리세롤은 슬러시가 얼어붙지 않도록 하고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영국 식품기준청(FSA)의 권고에 따르면 5세 미만 어린이는 슬러시를 피해야 하며 11세 미만은 하루 한 잔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가 슬러시를 너무 빨리 마실 경우 글리세롤 중독으로 인해 저혈당 쇼크나 혈당 저하(저혈당증), 의식 상실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위험을 고려해 기존의 권고 연령을 높이고 8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슬러시 음료 섭취를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속 아를라를 포함해 일부 어린이들은 응급 치료가 필요했다
Stacey Agnew
사진 속 아를라(2세)를 포함해 일부 어린이들은 응급 치료가 필요했다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슬러시 음료를 마신 후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어린이 21명이 응급실 치료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소아 질환 학술지'에 발표됐다.

의사들은 이 어린이들이 "글리세롤 중독 증후군"을 겪었으며 다양한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 대부분이 의식을 잃었으며 혈당 저하와 혈액 내 산성 수치 증가
  • 4명은 뇌 스캔 검사 필요
  • 1명은 발작 일으킴

다행히 연구에 포함된 모든 어린이들은 회복 후 퇴원했으며 슬러시 음료를 피하라는 의료진의 조언을 받았다.

부모들은 인지 못해

이번 연구를 이끈 엘렌 크루쉘 교수는 조사된 21건의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매일 수천 명의 어린이가 슬러시를 마시고도 별다른 이상을 겪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원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경미한 증상을 겪는 어린이들도 있을 수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구토나 메스꺼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 및 아일랜드 소아과 의사들은 부모들이 슬러시 음료에 포함된 글리세롤의 정확한 양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체중을 기준으로 한 섭취 권장량은 부모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슬러시를 얼마나 빨리 마시는지, 식사와 함께 섭취했는지, 운동 후에 마셨는지 여부도 부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안전한 섭취량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체중이 아닌 연령을 기준으로 한 권고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다양한 밝은 색상의 얼음 음료
Getty Images
슬러시 아이스 음료는 어린이들을 빠르게 아프게 만들 수 있다

영국 왕립응급의학회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샐리 앤 윌슨 박사는 BBC 브렉퍼스트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무엇을 사줄지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싶겠지만 슬러시에 글리세롤이 들어 있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심 없이 슬러시를 사줄 것입니다."

윌슨 박사는 어린이마다 체중이 다르기 때문에 연령을 기준으로 한 권고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지만 최소 연령을 높이는 것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 어린이들이 건강 이상을 겪는 사례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가 슬러시의 낮은 당 함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설탕세가 없는 국가에서는 슬러시에 포도당(글루코스)이 더 많이 포함되며 글리세롤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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