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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공습: 파키스탄은 어떻게 대응할까? … 핵심 질문 4가지

1일 전
추정되는 기체 잔해
Reuters
파키스탄 측은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도 측은 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인도 당국이 7일(현지시간) 밤새 극적인 작전을 펼쳐 파키스탄 본토 및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 9곳에 공습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해 파악한 무장세력의 진지를 목표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인도 현지 시각으로 새벽 1시 5분부터 1시 30분까지 총 25분간 지속된 이번 공습으로 이 지역은 큰 충격에 휩싸였으며, 주민들은 큰 폭발음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한편 파키스탄 당국은 공격당한 지역은 6곳에 불과하며, 인도 전투기 5대와 드론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나, 인도 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측은 자국과 인도의 사실상 국경선인 '통제선' 넘어 전개된 인도의 공습과 포격으로 26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인도군은 통제선을 넘어 날아든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에서 무장세력이 관광객을 상대로 벌인 공격 사건 이후 핵보유국이자 국경을 접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긴장이 고조되던 중 벌어진 이번 공습으로 인해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으며, 양국간 긴장도 새로운 차원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에 기반한 테러리스트와 외부 세력이 파할감 사건의 배후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나, 파키스탄 측은 이를 단호히 부인하며 인도가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공습은 새로운 긴장 고조의 신호일까?

2016년 우리 지역에서 자국 군인 19명이 사망하자 인도는 통제선 전역에 걸쳐 이른바 '외과 수술적 공격'을 감행했다.

2019년에는 풀와마 지역에서 폭격 사건이 발생해 자국 준군사조직 대원 40명이 사망하자 파키스탄 본토 깊숙이 자리한 발라코트 지역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는 1971년 이후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전개한 첫 작전이었으며, 이후 보복성 공습과 공중전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할감 사건에 대한 인도 측 보복의 경우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주요 무장단체 3곳의 인프라를 동시에 겨냥할 만큼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한다.

인도는 무장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자이시-에-무함마드(JeM)', '히즈불 무자헤딘'의 주요 거점을 대상으로 파키스탄 및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9곳을 공습했다고 주장한다.

인도 측 대변인에 따르면 가까운 표적 중 하나는 국경에서 불과 6~18km 떨어진 시알코트에 위치한 거점이었으며, 가장 깊숙이 타격한 지점은 파키스탄 내 100km 지점에 자리한 바하왈푸르 소재 자이시-에-무함마드(JeM)의 본부였다.

아울러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주도이자 통제선에서 30km 떨어진 무자파라바드에 자리한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거점의 경우 최근 발생한 파할감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파키스탄 측은 공격당한 지역은 총 6곳이며, 해당 지역에 테러리스트 관련 시설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지난 7일 인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무자파라바드에 있는 빌랄 모스크 주변에 모인 시민들
Anadolu via Getty Images
파키스탄 측은 자국령 카슈미르의 주도인 무자파라바드를 포함하여 6곳이 공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인도의 역사학자 스리나트 라가반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습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바로 인도의 공격 목표가 과거에 비해 확장되었다는 것"이라면서 "과거 발라콧 지역 공습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군사적 경계선인 통제선 너머의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집중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인도는 '국제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본토 펀자브주 내 바하왈푸르와 무리드케에 자리한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관련 테러 시설, 본부, 알려진 거점을 타격했다"는 라가반 교수는 "그뿐만 아니라 자이시-에-무함마드(JeM), 히즈불 무자히의 자산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인도의 대응이 지리적으로 더 확장했으며, 이제는 단일 조직이 아닌 여러 단체가 인도의 표적이 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인도와 파키스탄 '국제 국경'이란 구자라트에서 잠무로 이어지는 선으로 양국을 나누는 공식적인 국경이다.

한편 주파키스탄 인도 고등판무관 출신인 아제이 비사리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이번 대응 조치에 대해 "발라콧 공습의 플러스(추가로 더해진 상태)"라고 표현했다. 즉 "테러 거점을 겨냥해 억지력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강력한 긴장 완화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비사리아 전 고등판무관은 "이번 공습은 과거보다 더 정밀하고 표적화되었다. 게다가 눈에 띄게 이루어졌기에 파키스탄이 이를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소식통들은 이번 공습의 목표는 "억지력 재확립"이라고 말한다.

라가반 교수는 "인도 정부는 2019년에 구축해 둔 억지력이 약해졌다고 판단해, 다시 재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치 억지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타격이 필요하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닮아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반격만으로 테러를 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파키스탄에 보복할 동기를 제공하는 꼴로, 이렇게 되면 금세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더 큰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지난 7일 인도 잠무의 주요 도시인 푼치에 포탄이 떨어지며 연기가 치솟는 모습
AFP via Getty Images
지난 7일 인도 잠무 지역의 주요 도시인 푼치에 포탄이 떨어지며 연기가 치솟고 있다

전문가 대부분이 파키스탄의 보복은 불가피하며,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사리아 전 고등판무관은 "파키스탄은 분명 대응할 것이다. 그 다음 긴장 고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관건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위기 외교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파키스탄은 자제를 요구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대응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외교야말로 핵심입니다."

파키스탄의 정치 및 군사 분석가인 에자즈 후세인 박사는 무리드케와 바하왈푸르 같은 지역을 겨냥한 인도의 이번 정밀 공습은 "워낙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기에 대부분 예상했던 일"이라며 말을 꺼냈다.

후세인 박사 또한 파키스탄 측이 보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후세인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군 언론의 발언과 결연한 의지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 내에 국경을 넘어 외과수술적 정밀 타격 형태의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정밀 타격이 결국 "제한된 형태의 재래식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알바니 대학에서 남아시아 정치학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퍼 클라리 부교수 또한 이번 인도 측 공격의 규모, "주요 지역에서 눈에 띄는 피해", 보고된 사상자 수를 고려하면 파키스탄이 보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클라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보복하지) 않는다면 이는 인도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파키스탄을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셈"이라면서 "아울러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플러스'로 보복하겠다는 파키스탄 군 당국의 약속과도 상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클라리 교수는 "인도가 자국 내 테러 및 무장 세력과 관련된 단체 및 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명시한 점을 고려하면, 파키스탄 또한 인도의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렇듯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긴 하나,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긴장이 완화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클라리 교수에 따르면 "한 차례 공격을 서로 주고받고, 통제선을 따라 잠시 교전이 증가하다가 점차 이 위기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으며, 이번 위기는 2002년 이후 양국 간 "가장 위험한" 위기이며 2016년과 2019년 대치 상황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의 보복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일까?

국경 지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7일 인도 준군사조직 요원들이 스리나가르의 한 도로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AFP via Getty Images
지난 7일 인도 준군사조직 요원들이 스리나가르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파키스탄 측 전문가들은 인도가 공습하기 전까지 전쟁을 원하는 격양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으나, 상황은 언제든지 빠르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특파원 출신으로 현재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는 우메르 파루크는 "대중에 가장 인기 있던 지도자가 투옥되는 등 현재 파키스탄의 정치 사회는 심각하게 분열된 상태다. 임란 칸의 구금은 군부에 대한 대중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파키스탄 국민들은 2016년이나 2019년에 비해 그리 열렬히 군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격양된 전쟁 감정도 눈에 띄게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반인도 감정이 더 만연한 중부 펀자브주 내 여론이 뒤집히면 국민들이 나서 군에 행동에 나서라고 압력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 군부는 인도와의 이번 갈등으로 인해 다시 인기를 회복하겠죠."

후세인 박사의 생각도 비슷하다.

"현재 인도와의 갈등이 파키스탄 군부에는 민심, 특히 최근 정치 간섭으로 군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도시 중산층의 지지를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군의 적극적인 대응 태세는 주류 언론 및 SNS를 통해 이미 널리 증폭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인도 전투기 6~7대를 격추했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는 외부로부터 위협이 있으니 국방 문제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군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곤 합니다."

양국이 파국의 벼랑 끝에서 한 발짝씩 물러설 가능성은?

지난 7일 인도 잠무 카슈미르의 우리 지역에 있는 ‘통제선(LoC)’ 구역에 배치된 인도 군인들의 모습
NurPhoto via Getty Images
지난 7일 인도 잠무 카슈미르의 우리 지역에 있는 '통제선(LoC)' 구역을 순찰하는 인도 군인들의 모습

현재 인도는 또 한 번 긴장 고조와 자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파할감 사건 직후 인도는 주요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는 한편 파키스탄과의 수자원 공유 조약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외교관을 추방하고, 파키스탄 국적자에 대한 비자도 중단했다.

양측 군대는 소형 무기를 이용한 교전을 벌였으며, 인도는 파키스탄의 과거 조치를 따라하듯 모든 파키스탄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은 1972년 평화 협정을 중단하는 한편 자체적인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이는 2019년 풀와마 사건 이후 인도가 파키스탄의 최혜국 지위를 취소하고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주요 무역 및 운송 관계를 중단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인도가 발라콧 지역에 공습을 가하고, 파키스탄이 보복 공습에 나서고, 인도 공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이 파키스탄 측에 생포되며 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하지만 외교를 통해 파키스탄이 선의의 제스처로 조종사를 석방하면서 긴장은 점차 완화했다.

지난주 비사리아 전 고등판무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또 한 번 전통적인 외교 채널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의사가 있었다 … 인도는 전략적,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 파키스탄은 국내 여론을 위해 일종의 승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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