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대형 참사… '하나뿐인 아이를 잃었습니다'
비극으로 끝난 15일(현지시간) 밤, 마리야 타세바(19)는 북마케도니아 코카니 소재 펄스 클럽에서 언니와 함께 즐겁게 놀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해 59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다친 그날 밤, 타셰바 자매는 그곳에서 유명 힙합 2인조 그룹 'DNK'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마리야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나가! 나가!'라고 외쳤다고 회상했다.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필사적으로 불길을 피해 나가고자 했으나, 클럽 뒤편의 유일한 문이 잠긴 탓에 약 500명에 달하는 이들에게 남겨진 출구는 단 하나뿐이었다.
마리야는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바닥에 넘어졌고, 일어날 수 없었다. 사람들이 날 짓밟고 지나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행히 마리야는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언니는 아니었다.
"언니가 죽었습니다. 저는 구조되었으나, 언니는 그러지 못했어요."
한편 판체 토스코브스키 내무부 장관이 이번 화재와 관련해 "뇌물과 부정부패를 의심할 근거"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 경찰은 15명을 구금했다.

토스코브스키 장관에 따르면 화재는 현지 시각으로 16일 새벽 2시 30분경 인화성 높은 재료로 만들어진 천장에 불꽃이 튀면서 시작되었다.
현지 언론이 '즉석에서 지어진 나이트클럽'으로 묘사한 이곳은 수도 스코페에서 동쪽으로 100km 떨어진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토스코브스키 장관에 따르면 허가 없이 불법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이전에는 카펫 창고로 사용된 곳으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코카니 지역의 크리스티나 세라피모브스카 병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망자에서 패닉 상태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한 부상이 발견되었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라피모브스카 병원장은 "환자 중 70명이 화상과 일산화탄소 중독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재건 및 성형외과 전문의로 현재 생존자를 치료하고 있는 블라디슬라브 그루예프는 "대부분이 체표면적 18% 이상의 광범위한 화상을 입었다. 머리, 목, 상반신, 손과 손가락에 2~ 3도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청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빌자나 아르소브스카 검찰청 대변인은 사건 당일 조사 결과, 소화, 조명 시스템의 "결함"을 포함해 사고 현장에서 여러 가지 "이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밖에서 만난 적십자 소속 자원봉사자인 무스타파 사이도프는 사망자 대부분이 청년들이라고 했다.
"희생자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 병원 안은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합니다. 부모들도 40대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의 자녀는 보통 18~20세 정도이죠."
"잔인한 상황입니다. 혼란스럽고, 각자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슬픕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상자의 삼촌이라는 한 남성은 자녀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모들도 있다고 했다.

화재로 외동아들을 잃은 드라기 스토야노프처럼 많은 이들이 분노하며 답을 구하고 있다.
스토야노프는 기자들에게 "여러분 앞에서 말하겠다. 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달라. 나는 이제 죽은 사람이다. 나는 모든 걸 잃었다 … 유럽 전체가 (이번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외쳤다.
"이러한 비극을 겪었는데 왜 살아야 하나요? 삶은 필요 없습니다."
"자녀라고는 하나뿐이었는데 아들을 잃었습니다."
고르다나 실리아노프스카-다프코바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실리아노프스카-다프코바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라면 그 누구도 법과 정의, 처벌을 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생명, 특히 어린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중환자들은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튀르키예의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마케도니아 정부는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의 일환으로 긴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