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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의원, 트럼프와의 갈등 속에서도 엡스타인 파일 공개 거듭 요구

8시간 전
지난 9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자로 알려진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Reuters
지난 9월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미 국회의사당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자로 알려진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지지를 철회한 뒤에도 엡스타인 문건 전면 공개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린 의원은 지난 16일 CNN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인 데이나 배시에게 자신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나, 엡스타인 문건을 비밀로 하려는 그의 시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정치적 내분을 더욱 부채질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신변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나를 배신자라고 부르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며, 그런 표현으로 인해 사람들이 나를 향해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거나, 내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린 의원이 법무부에 성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 사망한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모든 문건을 공개하라고 촉구하면서 그린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간 관계는 지난 몇 주간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을 통해 그린 의원을 "배신자", "미친 자", "소리만 지르는 미치광이" 등으로 부르며 비난하면서 두 사람 간 긴장은 더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불평, 불평, 또 불평뿐"이라고도 적었다.

해당 SNS 게시물에는 엡스타인 문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그린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의 갈등은 "전부 엡스타인 문서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하원은 이번 주 법무부에 해당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BBC의 미국 파트너사인 CBS에 따르면 표결은 빠르면 18일 실시된다.

이 법안의 공동 발의자인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지난 16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측에서도 의원 최대 100명이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이라는 이름의 해당 법안은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모든 비기밀 기록, 문서, 통신 내용, 수사 자료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은 2000년대 초반 친구 사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엡스타인이 법적으로 문제에 휘말리기 이전 이미 두 사람 사이는 멀어졌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엡스타인과 관련한 그 어떠한 불법 행위에도 연루된 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해당 사건 기록 처리 방식에 대해 양당 모두 비판하고 있다.

그린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국가는 이러한 사건 기록에 투명하게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잘못을 저지른 부유하고 권력 있는 자들이 보호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토록 문건 공개를 막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자신은 엡스타인의 피해자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고 또 이들을 믿는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그린 의원은 미국의 가정과 친구, 이웃 등을 분열시키는 정치권의 증오와 분열을 끝내고자 힘쓰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미국이 단결하여 모든 유독하고 위험한 언사와 분열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나는 내 방식대로 모범을 보이고자 행동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행보를 보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퍼뜨리고, 논란이 있는 SNS 게시물 등을 게시하며 정치적 분열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아온 그린 의원이기에 이는 매우 눈에 띄는 메시지 전환이다.

과거 그는 낸시 펠로시 전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장 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처형을 요구하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으며, 진보 성향의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 3명의 사진 옆에 자신이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진행자 배시가 이러한 과거 행보를 언급하자, 그린 의원은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밝히며,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서 핵심은 용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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