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Z세대 반정부 시위 주도…수천명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최소 120명(경찰관 100명 포함)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현지시간 15일 멕시코 수도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치솟는 폭력 범죄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정부에 항의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다른 도시들에서도 동시에 진행된 이번 행진이 자신의 정부에 반대하는 우파 정치인들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는 Z세대 청년 단체들이 주최했다. 이들은 카르텔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해 온 우루아판 시장 카를로스 만소가 몇 주 전 피살된 사건을 비롯해 잇따른 유명 인사 피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시위대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거주하는 국립궁전을 둘러싼 울타리를 일부를 뜯어냈고, 이를 방어하던 경찰은 군중을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멕시코시티 치안 책임자인 파블로 바스케스는 강도와 폭행 등 혐의로 시위자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 일부는 '우리가 카를로스 만소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었고, 일부 시우자들은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카우보이 모자를 착용했다.
앞서 만소 시장은 지난 1일, '망자의 날' 축제에 참석하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는 생전 마약 밀매 조직과 카르텔 폭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해 왔다.
특히 그는 멕시코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는 무장 카르텔 조직원들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카르텔을 겨냥한 조치를 취해 왔지만, 과거 전임 대통령들이 시도했다가 유혈 사태로 끝난 '마약과의 전면전'을 다시 벌여야 한다는 요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시위가 열리기 며칠 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집회가 온라인상 가짜 계정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젊은이들이 요구한다면 표현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누가 시위를 조장하느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도 이용당하지 않도록, 이 집회가 어떻게 조직됐는지 시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집권 첫해 지지율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핵심 쟁점인 펜타닐 밀매 단속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전역을 휩쓰는 폭력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주변 국가들로부터의 반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달 초 페루 의회는 셰인바움 대통령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 즉 자국에서 환영받지 않는 인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2022년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된 페루 전 총리에게 멕시코 정부가 망명을 허용한 뒤, 페루가 멕시코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