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관세 위협에 '이중 잣대'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전형적인 미국의 이중 잣대"라며 비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중국 또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잠재적인 무역 전쟁도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중국 측 조치에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국이 전 세계를 "포로로 잡으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대해서는 다들 걱정하지 말라. 다 잘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추가 설명 없이 "대단히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실수를 했을 뿐이다. 그는 중국이 불황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 발언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S&P 500 지수는 2.7% 하락한 채 마감하며 올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번 발언으로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상품에 부과하던 세 자릿수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하였다. 당시 양국 간 무역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이에 올해 초와 비교하면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는 30%의 추가 관세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제품에는 10%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언론의 질의에 대한 중국 상무부 측 서면 답변을 살펴보면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최고조였을 때와 유사한 분위기이다.
중국 측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을 비난하는 한편 자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국가 안보 및 다른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조치"라며 옹호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오랜 기간"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확대 해석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며 "중국 차별적인 관행을 이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세 위협에 의존하는 것은 중국과 협력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도 꼬집었다.
"중국의 입장은 항상 일관됩니다. 우리는 관세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서워하지도 않습니다."
한편 지난주 중국은 희토류 등 첨단 기술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및 기타 자재들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패널, 스마트폰 등 제조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의 약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에 이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 당국의 최근 발언에 대해 향후 무역 협상을 앞두고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달 말 한국 경주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날 예정이었으나, 회담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