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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1일 전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2025년 9월 30일 가자시티의 아부 하시라 거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모으고 있다. 배경에는 여러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모습이 보인다
Anadolu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자신의 20개항 가자 휴전안의 1단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목요일 발표한 이번 1단계 합의에는 이스라엘 인질 전원 석방과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이스라엘 군의 철수, 그리고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조치들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과 일정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편 지난 화요일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1명이 인질로 잡힌 지 2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번 합의는 어디까지나 초기 단계일 뿐이며 향후 가자지구에서 어떤 일이 진행될지는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평화 계획에서는 누가 가자를 통치하게 될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임시 과도위원회에 의해 통치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트럼프가 주도하고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가 참여하는 "평화위원회"의 감독을 받게 된다.

트럼프 측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통치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한 후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당국에 이양될 예정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통치에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미래 역할을 갖지 못한다.

계획에 따르면, 하마스 구성원들에게는 평화적 공존을 약속할 경우 사면이 제공되거나 다른 나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제공된다.

2025년 10월 3일, 가자지구 가자 시 오마르 알-무크타르 거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여성과 아이들이 잔해 위를 걸으며 그 지역을 떠나고 있다
Anadolu via Getty Images
이스라엘의 10월 7일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으로 가자지구의 대부분 건물이 파괴되었다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지난 목요일 이스라엘 내각이 승인한 후 24시간 이내에 휴전이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의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싱크탱크 휴 로벳 선임연구원은 휴전 협정은 쉽게 말해 가자 주민들에게 "더 이상 생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BC에 "현재 가자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준은 살해되지 않는 것, 강제 이주되지 않는 것, 굶주리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 안전이 확보되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는 물론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재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가자 주민들은 이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가자 주민 주마아 라마단 아부 아모는 BBC 아랍어 서비스에 "먼저 할 일은 집의 잔해를 치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의 뜻이라면 가자 전체가 재건될 것이며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으로 가자지구의 대부분 건물과 기반 시설은 파괴됐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6만 7000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대부분 민간인이고 그중 1만 8000 명 이상이 어린이였다.

이 통계는 유엔 및 기타 국제 기구에서 대체로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Anadolu via Getty Images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나?

트럼프의 20개 조항 계획에는 유엔 지원 전문가들이 가자지구로 "완전한 인도적 지원"을 즉시 보내는 것을 나중에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지원량이 "2025년 1월 19일 인도적 지원 관련 합의에 포함된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관리의 말을 인용해 "매일 600대 트럭 분량의 지원품이 전달될 것"이라고 했으며 팔레스타인 소식통은 "처음에는 하루 최소 400대 분량이 공급되고 이후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휴 로벳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지원이 도달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국제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럼프의 계획은 이전 UN 주도 식량 분배 체계를 대체한 논란의 가자 인도적 재단(GHF)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로벳은 "마지막 휴전이 깨진 이후 지원 현장 주변의 안전 환경이 상당히 악화되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정이 지켜질 수 있을까?

이번 합의는 2년 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이 보여준 가장 큰 진전이다.

그러나 톰 베넷 BBC 예루살렘 특파원은 트럼프의 20개 조항 평화 계획은 사실상 몇 페이지에 불과한 틀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양측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쟁점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쟁점에는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철수 범위, 그리고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포함된다.

휴 로벳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계획의 1단계는 시행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주로 이스라엘이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과의 기자회견 직후를 포함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단기적으로라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이 계획에 대한 약속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계획 실행의 두 가지 큰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말에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Bloomberg via Getty Images
지난 9월 말에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는 어떤 방식으로 관여해 왔나?

휴고 바체가 BBC 예루살렘 특파원은 이번 평화 노력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뿐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합의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외교적 성취가 될 전망이다. 그는 노벨 평화상을 원한다고 종종 말해왔지만 이번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휴 로벳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이나 중동 외교,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이스라엘에 대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비할 데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국내 정치와 입지 측면에서 특히 그 역할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백악관은 그가 해당 지역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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