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캄차카반도 8.8 강진…일본과 미국 지진 당국 '쓰나미 경보' 발령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태평양 전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러시아 극동 지역, 일본 북부, 하와이, 미국 서부 해안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 지진은 30일 오전 11시 25분경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규모는 8.8에 달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 10위 안에 들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높이 최대 5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인구 약 2000명의 항구 마을인 사할린주 세베로쿠릴스크에 파도가 덮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으나, 현재까지 큰 피해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할린 지역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전력망이 손상된 쿠릴 제도 북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수십 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묘사했다.
여진도 최소 6차례 감지됐으며, 이 중 하나는 규모 6.9에 달했다.
쓰나미의 영향은 태평양 전역으로 확산했다.
일본의 경우, 최대 본섬인 혼슈섬 북동부 이와테현에서는 높이 1.3m의 파도가 관측되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태평양 연안 지역 주민 약 20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수많은 주민이 차량이나 도보로 고지대로 대피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현재까지 보고된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하와이 당국은 주도 호놀룰루가 자리한 오아후섬의 광범위한 지역에 "즉시 대피" 명령을 내렸다. 호놀룰루 시장은 주민들에게 고지대나 고층 건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호놀룰루 비상관리국'은 SNS를 통해 "즉각 행동에 나서라! 파괴적인 쓰나미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일반적인 파도가 아니다. 쓰나미에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 지진이 발생하고 몇 시간 뒤, 오아후 섬에는 높이 1.2m의 파도가 덮쳤으며, 마우이섬에서는 1.7m의 더 높은 파도가 관측되었다.
현재까지도 오아후섬 해안가 전역이 대피구역으로 설정된 상태로, 당국은 추가 공지가 있기 전까지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본토에서는 '태평양 쓰나미 경보 센터'가 캘리포니아, 오리건, 알래스카, 워싱턴 주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중국 당국 또한 저장성, 상하이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현재 해제된 상태로, 피해 보고는 없다.
반면 대만에서는 쓰나미 경보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로, 당국은 특히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계속 경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외에 '미국 쓰나미 경보 센터'는 칠레, 코스타리카, 태평양 도서 지역 일부 해안에 높이 1~3m의 파도가 덮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에콰도르, 호주, 콜롬비아, 멕시코, 뉴질랜드, 통가의 일부 해안가에서도 비교적 소규모의 파도가 발생할 수 있다.
페루 당국은 이미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약 126km 떨어진 해역의, 깊이 약 18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이번 지진은 2010년 칠레 비오비오 지진, 1906년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 지진과 함께 역대 6번째 강력했던 지진으로 공동 기록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