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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내겐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죠'...총기 난사를 2번 겪고 살아남은 브라운대 학생

1일 전

연말 방학이 코앞인 가운데 미아 트레타(21)는 기숙사에서 친구와 함께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브라운대학교 공공 안전 부서로부터 총격범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전달됐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트레타 또한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었으니, 바로 이런 일을 한 번 겪어봤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리타 소재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총상을 입었다.

트레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으로 자신의 안전감과 순수함은 박살 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6세 소년이었던 범인이 트레타를 포함해 총 5명의 복부에 총을 쐈고,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트레타의 절친한 친구도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트레타는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해있어야만 했다.

복부에는 아직도 총알 파편이 남아 있으며, 신경통과 고막 손상을 치료하고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고향을 떠나 미국 대륙에서 가장 먼 동쪽 끝 로드아일랜드주 소재 브라운대에 진학했다.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안전함을 느끼며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금껏 적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왔으나, 또다시 총성이 울렸다.

트레타는 "총기 폭력 사건은 당신이 이미 총에 맞은 사람인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든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을 덮치는 유행병과도 같습니다."

현재 두려움, 혼란, 분노를 모두 느낀다는 그는 미국인들이 총기 난사 사건을 삶의 일부처럼 체념하듯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22년 4월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옆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박수치고 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트레타는 2022년 백악관을 방문해 총기 폭력에 대해 연설했다

트레타가 속한 청년 세대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에 대비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 실제로 이번 브라운대학교 사건이 생애 두 번째 학교 총격 사건인 학생은 트레타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브렛 스마일리 프로비던스시 시장은 캠퍼스 내 총기 난사라는 "미국만의 경험"을 막고자 무엇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피해자들이 회복 중인 상황에서 스마일리 시장은 대답을 망설이면서도 부상당한 학생과 나눈 대화를 전했다.

"오늘 병원에 방문했는데, 다친 학생 중 한 명이 엄청난 용기를 내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총기 난사 대응 훈련을 받았는데 이번에 정말 도움이 됐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은 제게 희망이면서도 동시에 슬픔이었습니다. 훈련을 해야할 필요는 없지만 결국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이러한 훈련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 그리고 우리가 이런 훈련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이러한 사건이 너무나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봉쇄 조치는 해제됐으나, 여전히 브라운대 캠퍼스 곳곳에는 경찰 인력이 대거 배치돼 있다.

연휴를 맞아 떠나려던 한 학생은 "우리가 오랫동안 지내온 이 완벽한 공간이 산산조각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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