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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도중' 미국 아이비리그 브라운대학교에서 총기난사 발생

1일 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브라운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학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용의자를 쫓는 대규모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총격범은 현지 시간으로 13일 오후 4시경 시험이 치러지고 있던 건물의 한 강의실에서 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성이 높은 대학 가운데 하나인 브라운대학교는 경찰이 아직 도주 중인 용의자를 수색하는 동안 전면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캠퍼스 일부 지역의 학생들은 경찰의 호위를 받아 해당 구역을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대피 상태'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

로드아일랜드 병원 측은 부상자 대부분이 "위중하지만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신원은 아직 당국에 의해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팩슨 브라운대학교 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런 날이 우리 공동체에 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맞닥뜨리고 말았다"며 "우리 모두에게 깊이 파괴적인 하루"라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 용의자에 대해 신원이나 범행 동기 등 제한적인 정보만 공개했으며, 그가 대학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CCTV 영상에는 용의자가 사건 이후 건물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겼지만 얼굴은 식별되지 않았다.

프로비던스 경찰 부국장 팀 오하라는 용의자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마스크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용된 총기의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고, 무기도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그는 "이 용의자를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무장 경찰 병력이 추가로 투입돼 인근 지역을 수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격은 브라운대학교 공과대학 소속인 바러스 앤 홀리 건물 1층의 대형 강의실에서 벌어졌다.

한 경제학 교수는 지역 공영 매체 '오션 스테이트 라디오'에, 해당 총격이 자신의 과목에 대한 복습 세션 도중 발생했으며 그 수업은 조교가 진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레이철 프리드버그 교수는 "조교는 총격범이 문으로 들어와 무언가를 외쳤지만 무엇을 외쳤는지는 기억하지 못했고, 그가 곧바로 총을 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총격범을 피하려고 우르르 흩어지며 계단식 좌석 아래로 몸을 낮추려 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총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13일 오후 해당 건물을 통제한 후 수색을 진행했지만, 용의자나 무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브라운대학교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피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실내에 머물거나 해당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학은 성명을 통해 경찰이 비주거 건물에 들어가 사람들을 안전한 장소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스턴 글로브의 기자 스테프 마차도는 BBC에 캠퍼스 주변의 식당들이 문을 잠근 채 직원과 손님들이 비상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내부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곳곳에 경광등이 번쩍이고 있다"고 말했다.

총격 직후 한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곧 붙잡힌 남성은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뉴욕시 출신의 브라운대학교 학생 마리 카마라(20)는 AP통신에, 도서관에서 나오다 총격이 발생하자 급히 식당 안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으며 이후 세 시간 동안 그곳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카마라는 "모두가 나와 똑같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학 앞에서 포옹하는 사람들
Reuters
인근 주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으며, 당국은 대학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프랭크 도일 부총장은 이날로 예정돼 있던 대학 시험은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 참석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이번 총격을 "끔찍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희생자들과 크게 다친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댄 매키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 주의 수도는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겪었다"며 "프로비던스 시민들과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브라운대학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 기관 가운데 하나로, 미국 북동부의 명문 사립대 연합인 아이비리그에 속해 있다.

재학생 수가 1만1000명이 넘는 이 대학은 로드아일랜드 주의 주도 프로비던스에 위치해 있으며, 보스턴에서 약 80km, 뉴욕시에서 약 290km 떨어져 있다.

이번 캠퍼스 총격으로, 독립 분석 사이트 '건 바이올런스 아카이브(GVA)' 기준 올해 미국 내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 수는 389건으로 늘어났다.

GVA는 가해자를 제외하고 사망자나 부상자가 4명 이상 발생한 사건을 대규모 총기 난사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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