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해변)에서 유대인들을 노린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경찰은 용의자 2명이 아버지와 아들 관계라고 밝혔다.
10세 소녀를 포함해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건에 대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반유대주의 행위이자 …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테러"라고 규정했다.
50세의 총격범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으며, 24세의 총격범은 현재 위독한 상태다.
호주는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매우 드문 국가로, 이번 본다이 비치 총격은 1996년 포트 아서에서 벌어진 사건 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시 단독 범인에 의해 35명이 숨졌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살펴봤다.
사건 전개 과정은?
현지시각으로 오후 6시 47분경,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본다이 비치 아처 공원에서 다수의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잠시 뒤 경찰은 첫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즉시 대피하고, 그 외 지역 사람들에게도 접근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확인된 영상에는 연이어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수백 명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또 BBC가 진위 여부를 확인한 영상에는 총격범 2인이 캠펠 퍼레이드 도로에서 본다이 해변으로 이어지는 작은 보행자 다리 위에서 총을 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편 BBC가 확인한 또 다른 영상에는 지나가던 시민이 총격범 중 1명을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총격범은 총을 빼앗기자 또다른 범인이 여전히 발포하고 있던 다리 쪽으로 물러섰다.
이후 이 시민은 두 자녀를 키우며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남성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됐다.
아흐메드의 가족은 '7뉴스 오스트레일리아'에 그가 팔과 손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지사는 그를 "진정한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기자회견에서 "그의 용기 덕분에 오늘 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같은 영상에는 현장에 경찰에 도착해 범인들을 향해 발포하기 시작하자 부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 용의자 한 명이 도주하는 장면도 담겼다.
추가로 확인된 또 다른 영상에는 같은 다리 위에 여러 경찰관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다. 움직임이 없는 남성에게 경찰관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동안 다른 이들이 '그는 죽었다. 그는 죽었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사상자 규모는?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10세 소녀 등 총 15명이 숨졌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10세부터 87세까지 다양하며, 추가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영국 태생인 랍비 엘리 슐랭거(41)의 가족은 BBC에 이번 사건으로 슐랭거도 숨졌다고 전했다.
그의 사촌인 랍비 잘만 루이스는 슐랭거에 대해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며, 생기발랄하고, 매우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고, 외향적이었으며, 타인을 돕기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를 인용한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 국적자 1명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적자인 댄 엘카얌 역시 사망자 중 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엘카얌의 유가족과 지인들, 유대교 커뮤니티, 슬픔에 잠긴 호주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총격범 중 50세 남성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으며, 더 나이가 어린 총격범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추가로 4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라이언 파크 보건장관은 15일 ABC 뉴스에 부상자 중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중상이다"고 전했다.
또한 파크 장관은 어린이 4명이 시드니 어린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는데,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어린이 1명이 이 4명에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관 2명 또한 총격을 당했다. 14일 기준, 이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에 대해 알려진 바는?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말 레이넌 경찰청장은 15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50세와 24세인 두 총격범이 부자관계라고 설명했다.
50세 남성은 총기 소지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레이넌 청장에 따르면 그는 총기 6정을 갖고 있었으며, 이 모든 총기를 이번 공격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최근 소식은?
현지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사건 지역에 대한 접근이 금지됐으며, 경찰은 한 총격범과 관련된 차량에서 즉석폭발장치(IED)를 발견해 전문 장비로 점검 중이다.
경찰은 현재도 해당 지역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TV 연설에서 이번 사건은 "악의적인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타인을 돕고자 위험한 곳으로 달려간 호주인들을 목격했다. 이 호주인들은 영웅이며, 이들의 용기가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을 "유대인을 노린 매우 잔혹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으며, 호주가 속한 영연방의 원수인 찰스 3세 국왕은 "가장 끔찍한 반유대주의 테러 공격에 경악과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누카'란?
'하누카'(히브리어로 '차누카')는 흔히 유대인들의 빛의 축제라 불린다.
날짜는 매년 달라지나, 언제나 11월 혹은 12월에 열리며 8일간 지속된다.
총격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본다이 비치에서는 하누카 첫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2025 해변에서의 하누카'라는 이름의 이 행사 관련 디지털 홍보물을 살펴보면 현지시각으로 오후 5시부터 해변의 어린이 놀이터 근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본다이 지역의 유대교 차바드(유대교 국제 네트워크) 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연령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라이브 공연 등이 예정돼 있었으며, 100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