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으로 사망한 '트럼프 정치적 동지' 미국 청년 보수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는 누구인가
찰리 커크(31)는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수 성향 운동가이자 미디어 스타 중 한 명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유타주의 한 대학교에서 연설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그는 전국 캠퍼스를 돌며 이어온 공개 토론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커크는 18세의 나이에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 대학가에 보수적 가치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학생 단체 '터닝 포인트 USA(TPUSA)'를 공동 설립했다. 현재 TPUSA는 대학 수백 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와 동명의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트랜스젠더 정체성, 기후변화, 신앙, 가족 가치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전국의 학생들과 토론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숨진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의 행사는 여러 대학을 순회하는 투어의 출발점으로, 참석자들은 커크와 직접 토론할 수 있었다.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위대한, 심지어 전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 미국 청년들의 마음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하거나 공감해 준 사람은 없었다"며 애도했다.
지난 몇 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MAGA 운동의 풀뿌리 지지층을 읽는 커크의 정치적 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열린 TPUSA 콘퍼런스에서 연설했는데, 이는 2020년과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커크가 연설자로 나서 그를 지지했던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
커크가 운영하던 팟캐스트는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영상으로 시작된다. "나는 찰리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대단한 인물이며, 그의 정신과 조국에 대한 사랑은 대단합니다. 그는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청년 조직을 건설하는 멋진 일을 해냈습니다."
이는 커크의 핵심 활동으로 손꼽히는 'TPUSA' 설립을 가리킨다.
커크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직후 이 단체를 설립했다.
TPUSA의 목표는 학생들을 결집하여 "(정부의) 재정적 책임, 자유 시장, 작은 정부라는 원칙을 옹호"하는 것이다. 현재는 850개 이상의 대학에 지부를 두고 있다.
TPUSA는 지난해 선거에서 트럼프 및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위한 투표 독려 운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밀레니얼 세대 청년들은 수만 명의 신규 유권자들의 등록을 돕고, 애리조나주의 판세를 트럼프에게 유리하도록 뒤집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커크는 올해 1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취임식에도 참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2차례 임기 동안 백악관에도 정기적으로 드나들었다.
올해 초 커크는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당선인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 북극 영토를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건축가의 아들로 태어나 부유한 시카고 교외 지역인 프로스펙트 하이츠에서 자란 그는 시카고 인근 지역 전문대학에 다녔으나, 이내 중퇴하고 정치 활동에 전념했다.
미국의 명문 군사 학교인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는데,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난해한 주제로 학생 및 학자들과 토론할 때 종종 자신에게는 학위가 없음을 농담 소재로 언급하곤 했다.
열정적인 연설가인 커크는 전국을 순회하며 공화당 행사에서 연설했고, 특히 초보수 성향의 '티파티 운동' 지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미 CBS 뉴스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그의 일일 라디오 토크쇼는 SNS 팔로워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

올해 초 영국 '옥스퍼드 유니언'에도 연설자로 참여한 바 있는 그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캠페인을 지지하는 'MAGA 독트린'이라는 책을 출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활동의 중심은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과 가족적 배경(미스 애리조나 출신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었다)이었다.
그는 보수주의 운동의 미래이자, 극도로 논란이 많은 인물로도 평가되었다.

커크는 여러 행사장은 물론 팟캐스트에서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을 벌였는데, 그중 하나가 총기 규제다.
몇 달 전 그는 "안타깝게도 매년 총기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우리가 수정헌법 2조(총기휴대 및 소지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면 치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반트랜스젠더적 주장을 퍼뜨리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허위 주장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건 이후 일각에서는 커크가 다양한 의견 간 토론을 존중하고 장려했음을 강조했다.
미국 '침례교 리더십 센터'의 윌리엄 울프 전무는 X를 통해 "그의 모든 프로젝트는 분열을 넘어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