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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 의회서 연설…'길고 고통스러운 악몽이 끝났다'

1일 전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Reuters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중재한 뒤, 환호하는 이스라엘 의원들 앞에서 "길고 고통스러운 악몽이 마침내 끝났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중동에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한 날이며, 그 변화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마지막 20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의해 석방된 날인 13일(현지시간) 오전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이에 맞춰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지난 2년간 가자지구 군사작전 중 구금된 17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중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는 평화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의회 의원들이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를 연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지역은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1기 대통령 재임 당시 이스라엘과 여러 아랍 국가들이 수교 협정을 체결했을 때 사용했던 표현과 유사하다.

"이제 이스라엘인들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몽이 마침내 끝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중재한 이번 휴전이 "가장 어려운 돌파구였으며, 어쩌면 지금까지의 모든 협상 중 가장 도전적인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연설은 한 야당 의원이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라(Recognise Palestine)'고 적힌 종이를 들어 올리며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의원을 포함한 최소 한 명이 경호원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소개로 의회 연단에 올랐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여러 차례의 연대 행보를 언급하며 "그는 백악관에 들어선 인물 중 이스라엘이 가진 가장 위대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미국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했을 당시 납치된 251명 가운데 남은 인질들의 송환을 위해 "끊임없는 도움을 아끼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네타냐후)는 다루기 쉬운 사람은 아니지만, 바로 그 점이 그를 위대하게 만든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 의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포옹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Reuters
네타냐후는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백악관에서 가진 가장 위대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20개 조항 평화 계획' 1단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하면서 10일(현지시간) 오전 발효됐다.

이후 단계들에 대한 협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휴전은 유지될 것"이라며, 자신이 직접 이끌 예정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곧 구성돼 해당 지역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이번 평화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의회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을 비롯해, 특별대표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의 이름이 호명되자 의원들 사이에서 특히 큰 환호가 나왔다.

쿠슈너는 아내 이방카 트럼프와 동행했다.

의회 방청석에는 붉은 모자를 쓴 청중들이 자리했다.

모자에는 트럼프의 대표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대신 '평화의 대통령 트럼프(Trump the Peace President)'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의장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가장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의 지속을 주장하는 일부 이스라엘 의원들은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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