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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진전 없으면 미국 물러날 것'

1일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미국은 중재 역할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 안에 휴전이 이뤄질 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가능한 한 신속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며칠 안에 분명한 진전이 보이지 않으면 미국은 협상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이 협상을 몇 주, 몇 달씩 끌고 갈 생각은 없다"며 "미국이 집중해야 할 다른 우선순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100명 넘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동부 지역으로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휴전을 위한 여러 조건을 내건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외교에 나서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자, 일부 나토(NATO)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키이우에 대한 지지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합의를 어렵게 만들 경우 미국이 중재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지난 18일 다시 한번 경고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건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이다. 이걸 멈추는 게 이상적인 목표"라며 "그런데 만약 두 당사자 중 하나가 협상을 아주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당신들은 바보다, 끔찍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하고 그냥 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기에 신속하게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완전한 휴전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미국은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7일 파리에서 유럽 각국 정상들과 휴전 가능성을 논의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이게 가능한 일인지 아닌지를 며칠 안에 아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며 "만약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그냥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평화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을 인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전부터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휴전 답변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꽤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자국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화에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총리에게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협상과 지난 24시간 사이 일어난 일들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며 "지금 단계에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이 잔혹한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마 팔라초 키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이탈리아 군인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

밴스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낙관적"이라고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광물 자원 협정을 향한 첫 발을 다시 내디뎠다.

이 협상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공개적인 언쟁으로 회담이 무산되며 중단됐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양국은 경제 동반자 관계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투자 기금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양측은 오는 4월 26일까지 최종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협정 범위는 광물 자원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석유 및 가스 부문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미국의 군사지원에 대한 상환 조건'에 저항했지만, 전쟁 이후 국가 재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해각서에는 "미국 국민은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안전한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투자하기를 원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협정을 통해 미국의 안보 보장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달 유럽 정상들에게 "안보 보장 없는 휴전은 우크라이나에 위험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은 키이우에 대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길 꺼려하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 기업들이 현지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러시아의 추가 침공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같은 논리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에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제과점이 있던 3층짜리 흰색 건물이 폭격으로 파괴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Reuters
최근 러시아의 수미 공습으로 한 제과점이 피해를 입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부 장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광물 개발에 관한 협정 체결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히며, 자신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화상 회의 형식으로 문서에 각각 서명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스비리덴코 장관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현재의 진척 속도와 성과를 감안할 때 이번 문서는 양국 모두에게 매우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이번 협정은 이전에 합의한 내용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중 해당 협정에 대해 언급하며 "24일쯤 광물 협정이 체결될 것 같다"며 "상대방이 협정을 이행하리라 본다. 지켜보자. 어쨌든 우리는 이미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의원이자 EU 통합위원회 위원장인 이반나 클림푸시-친차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우크라이나 의회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체결된 협정이 실제로 비준된다면, 그것이 우리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 파리에서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간 회담이 열렸다.

시비하 장관은 회담에서 "전면 휴전, 다국적 평화유지군 파견,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등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로 가는 여러 경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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