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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위협',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나?

2024.10.15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는 장면
합동참모본부
지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북한이 최근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완전무장한 8개 포병여단을 사격 태세로 전환시키는 등 군사분계선 일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국경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고 감시경계근무를 강화했다”고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무인기 도발에 한국군부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인기가 다시 한번 출현하면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의 판단대로 행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 국방부도 “국민 안전 위협 시 북한 정권의 종말을 경고”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태세 강화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위협, 무엇이 달라졌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군이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데 대해 "무도한 도전 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고 응수하며 "전쟁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말하는 장면을 한국 시민들이 TV로 보고 있다.
Jeon Heon-Kyun, Shutterstock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국방부가 '정권종말'을 운운했다며 이를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자 "전쟁 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규정하며 비난했다.

“대한민국은 항상 위험했어요. 다만 과거하고 달라진 점은 이제 핵 위협이 전면에 나타났다는 겁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최근 북한의 위협 수준이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재래식 무기 위협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핵 위협이 함께 나타났다"며 긴장이 더욱 고조된 현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서로의 생존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자신을 핵강국으로 자처하며, 핵무기 보유를 주요 성과로 삼아 남북 간 군사적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정권이 공포 정치에 의존하며, 외부의 적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동포, 통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북한이 이제 남북한을 '두 개의 국가'로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위협 수위의 상승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며, 북한이 위험 상황이 고조될 때마다 외부의 위협을 부각시켜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대선이 임박한 현시점에서 북한은 군사적 대결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2월 북한군이 동해선 지뢰매설 작업중인 모습
News1
북한군이 지난해 말 동해선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북 상호 간의 양보 없는 '치킨 게임'

한편 북한의 위협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남북한 간의 긴장이 상호 간 양보 없는 치킨 게임처럼 전개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 간의 긴장 상태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건 양측의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남북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위협 수준 상승이 단순히 군사적 행동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양측 간의 상호작용, 9.19 군사 합의, 무인기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그는 남북 갈등이 한쪽의 문제로만 보기 어려우며, 상호 불신과 긴장이 지속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북한의 문제로만 한정짓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한국이 위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남한군 초소에 대북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News1
북한 당국이 최근 군사분계선 인근 부대에서 복무 후 제대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들었던 대북 방송 내용에 대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전히 전면전 위험 낮다'

최근 미국의 군사 및 외교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1950년 한국 전쟁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김 교수는 "대단히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북한 스스로가 전면전으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자신 있게 전면전을 일으킬 상황은 아니다"라며, 제한적인 국지전조차도 북한에겐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강 교수 또한 전쟁 위험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군사적인 대결 구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현재의 남북 상황이 단순한 말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서해 5도에서 북한의 함정 공격과 NLL(북방한계선) 침범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과거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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