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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 미국이 제안한 '가자 지구 휴전안' 지지 결의

2024.06.11
폐허가 된 가자 지구
Getty Images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제안한 가자 지구 휴전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휴전안엔 “전면적이고 완전한 휴전”,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 사망한 인질의 유해 송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포로 간 맞교환 등의 조건을 담고 있다.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이번 휴전 결의안에 대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국이 찬성했다. 러시아는 기권했다.

해당 결의안은 이스라엘이 이번 휴전안을 받아들여야 하며, 하마스에도 이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안보리 또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이 모인 G7 등 여러 정부와 더불어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이번 3단계 계획에 찬성하게 됐다는 뜻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제안한 휴전안이라고 표현했다.

이번에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종전을 염두에 두며 이번 결의안에 긍정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투표 결과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평화 협정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중동 지역을 직접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국가 정상들과 만난 직후 발표됐다.

UN 투표 몇 시간 전, 블링컨 장관은 중동 내 정상들에게 “휴전을 원한다면 하마스가 이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가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앞서 이러한 계획에 대해 일부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는 하마스는 10일, 안보리 결의안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마스는 이번 휴전안을 통해 영구적인 휴전 및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보장받길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료들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 정치 지도부는 이번 휴전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3단계 휴전안은 이번 분쟁으로 대부분 파괴된 가자 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재건 계획을 그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

1번째 단계는 인질과 수감자 교환 및 단기적인 휴전이다.

이번 결의안의 초안에 따르면 2번째 단계는 “적대 행위의 영구적 종식”과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 군 완전 철수다.

그리고 3번째 단계는 가자 지구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으로, 수년에 걸쳐 재건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결의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 또한 이번 휴전안에 동의했다고 밝힌 지 10일 만에 나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미국의 이번 제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평화 계획안에 대해 이스라엘 측이 제시했다고 설명했으나, 미국 또한 현재 분열된 이스라엘의 여당 연합이 해당 휴전안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내 일부 극우파 장관들은 이번 협상이 진정될 경우 연정을 무너뜨리겠다면서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장군 출신인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가 전시 내각에서 사퇴하면서 상황은 더욱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하마스는 휴전을 원한다고 말한다. 이번 제안은 그들이 정말 진심인지 증명할 기회”라며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언급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UN 주재 미국 대사는 “오늘 우리는 평화에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UN 주재 영국 대사는 가자 지구의 상황이 “재앙과도 같다”면서 “고통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드워드 대사는 “우리는 당사자들이 이번 기회를 잡아 이스라엘 국민들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전과 안정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영구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길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또한 이번 결의안을 환영했다.

한편 바실리 네벤지아 UN 주재 러시아 대사는 기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번 결의안의 표현이 완전히 명확하지 않으며, 결의안에 명시된 대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완전히 종료할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네벤지아 대사는 “하마스가 완전히 궤멸될 때까지 전쟁을 이어 나가겠다는 등 이스라엘의 수많은 발언을 생각해 보면 …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동의한 내용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중국 또한 우선 찬성하긴 했어도, 이번 결의안의 표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UN 주재 중국 대사는 이번 가자 지구 분쟁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있음에도 실행되지 않았던 앞선 3차례 안보리 결의안과 이번이 무엇이 다른지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월 25일, 유엔 안보리는 가자 지구 휴전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유사한 내용을 담은 이전 결의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은 해당 결의안에 대해선 거부하지 않았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과 인질 석방은 같이 간다던 기존 입장을 미국이 “포기했다”고 발언했다.

한편 이번 분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해 약 251명을 인질로 잡아가고 1200여 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시작됐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지구 내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세로 인한 가자 지구 내 사망자 수가 3만7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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