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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재선 포기 후 첫 연설...'해리스에게 성화를 넘길 때가 왔다'

2024.07.2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텔레비전 연설에서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을 넘겨줄 때"라며, 다가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포기한 역사적인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원들과 국가를 통합하기 위해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백악관 연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발표 이후 첫 공개석상이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집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는 가상 대결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내 질 바이든 여사, 아들 헌터, 딸 애슐리 그리고 백악관 주요 참모들이 함께한 상태에서 11분 동안 연설했다. 그는 "(대통령) 직책을 존경하지만, 조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했다. 반세기 넘게 공직에 몸담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세대에게 성화를 넘겨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했다"며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국 국민을 위해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을 "경험 많고 강인하며 유능한"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이 두 번째 임기를 맡을 줄 알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는 어떤 것도 방해가 될 수 없다"며 "여기에는 개인적인 야망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가장 큰 장점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통치한다. 역사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고, 권력은 여러분의 손에 있다. 미국의 방향도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트럼프 후보와의 토론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둔 이후, 3주 동안 민주당 최고위층과 기부자들로부터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았던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너무 나쁘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대통령이라고 말하며, "3년 반 동안 거짓말을 일삼은 카멀라 해리스가 바이든의 모든 재앙을 초래한 초자유주의적 원동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해리스는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로, 집권할 기회가 생기면 우리나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뉴스 브리핑에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이 "건강 문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바이든의 인지 능력에 대해 "숨기려 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유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그는 인디애나폴리스의 유서 깊은 흑인 여학생 단체인 제타 파이 베타 여학생회에서 연설하며 회원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캠페인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래에 초점을 맞춘 비전과 과거에 초점을 맞춘 비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남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에 도전한다. 하지만 흑인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단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민주당이 억만장자 기부자들의 요청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임명하며 "민주주의 원칙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흑인 유권자를 조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968년 린든 존슨이 베트남 전쟁 중 인기가 하락하면서 선거운동을 중단한 사례 이후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포기한다면 국가를 운영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주장하며 당장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날 예정이며, 가자지구에 여전히 억류돼 있는 미국인 인질의 가족들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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