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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법무장관 지명, 충격적이고 강렬한 메시지

2024.11.16

13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워싱턴 DC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맷 게이츠는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행정부 구성원으로 지명한 모든 인물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다. 집권 후 기존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당선인의 메시지가 선명히 드러난다.

불같은 태도로 유명한 맷 게이츠는 지난해 케빈 매카시(공화당) 당시 연방 하원의장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선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차분한 의회에서 화염방사기처럼 일관된 공격성을 보였다.

2018년에는 미국 국정연설(연두교서) 자리에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를 불러들였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자녀를 잃은 두 아버지가 게이츠의 총기 소지 찬성론에 반기를 들자 청문회에서 퇴장시키려 하기도 했다.

그 과격한 태도는 본인이 소속된 공화당을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적을 만들었다. 따라서 트럼프가 이 중요한 자리에 게이츠를 지명한 것은 같은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할 충성스러운 인사로 채워질 것이고, 기존의 정치적 의견은 묵살하겠다는 신호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는 현장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장관 지명이 발표되자 공화당 의원들의 탄식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심슨 공화당 하원의원(아이다호주)은 비속어를 내뱉었다.

리사 머코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알래스카주)은 “법무장관 지명이 부적절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제 빙고카드(예상 후보)에는 없던 이름입니다.”

게이츠의 우군은 트럼프의 변함없는 충신들이다. 게이츠는 의회 청문회, 기자회견, 텔레비전 출연 등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을 가장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옹호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13일 또 다른 트럼프 충성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게이츠 의원을 “뛰어난 변호사”라고 불렀다.

존슨은 “게이츠 의원은 마음과 정신에 개혁을 품고 있으며, (법무부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SNS 게시물에서 게이츠를 통해 미국 법무부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계획을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여러 법적 문제에 시달리면서 꾸준히 법무부를 비난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맷은 법무부의 조직적 부패를 뿌리 뽑고, 범죄와 싸우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한다는 법무부 본연의 사명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을 겨냥한 수많은 표적 수사에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게이츠는 트럼프의 법무부 길들이기 작업에서 최전선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게이츠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 바 있다.

작년 법무부는 게이츠가 여성에게 돈을 지불하고 바하마를 여행하면서 성매매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 기소를 거부했다. 게이츠는 하원 윤리위원회에서 성 비위, 불법약물 사용, 선거자금 사적유용 등의 혐의로 지속적인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13일 오후 존슨은 게이츠가 하원의원직을 사임했으며, 윤리위원회 조사 대상은 의원으로 한정되므로 윤리위 조사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CBS 뉴스에 따르면, 게이츠는2021년 1월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에 해당 범죄에 대한 선제적 사면을 요청했다.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하면, 일반적으로 법에 정통한 고위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법무장관 자리에 게이츠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로 42세인 게이츠는 법학 학위를 받았으며 플로리다 로펌에서 근무한 이후 정계에 입문해 8년 동안 의원직을 지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연방 항소법원 고위 판사였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상원의원 제프 세션스와 빌 바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빌 바는 공화당 대통령 행정부에서 수십 년의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게이츠의 지명이 확정되려면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게이츠는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공화당이 내년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는 하나, 민주당 및 통합 야당의 반대 표에 4표만 추가되면 상원 인준이 무산될 수 있다.

지난해 게이츠는 법무장관이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게이츠는 미국 인터넷 언론 뉴스맥스(Newsmax)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상원의 인준은 못 받겠지만, 꿈은 꿀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현재는 트럼프 최측근 지지자들이 게이츠 지명자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서 게이츠를 두고 “정의의 망치가 다가온다”는 글을 올렸다.

게이츠 법무장관 인준의 최종 결과에 관계없이, 트럼프는 미국 정부에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그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더 조직적일 수도 있겠으나, 결국 더 큰 대립을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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