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산산' 일본 상륙...수백만 명 대피령
수십 년 만에 초강력 태풍 '산산'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이 500만 명 이상의 국민에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남서부를 강타한 태풍 산산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수십만 명의 주민들은 정전을 겪기도 했다.
일본 규슈의 남부 지역에 경계수준 5단계가 발령됨으로써 주민들은 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거나 거주하는 건물 내의 높은 곳으로 대피하는 등 생명 구조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받았다. 그 외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해당 지역을 떠나 대피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태풍은 상륙 후 강력한 열대성 폭풍으로 기세가 약화되었으며, 현재는 북동쪽을 강타해 인근 지역에서는 폭우가 내리고 교통 서비스는 심각한 혼선이 벌어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현지시간 29일 오전 8시 경 규슈 남부 섬 가고시마 현에 상륙했다.
산산으로 인해 많은 건물이 손상되고 날아온 파편에 창문이 산산조각 났으며,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차가 전복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이 상륙하기 직전인 현지시간 27일 오후, 70대 부부와 30대 남성을 포함한 가족이 일본 중부 지역에서 산사태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가마고리에 위치한 그들의 집은 휩쓸려갔으며, 다른 두 명의 친척들은 무사히 구조됐다.
29일에는 경찰에 의해 네 번째 사망자가 확인됐다. 일본 국영 방송사 NHK에 따르면, 도쿠시마 현의 80세 남성은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쯤 집 지붕이 무너져 갇혔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일어난 지 약 50분 만에 해당 남성을 구조했으나,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 100mm의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강력한 폭풍에 대해 '특별 경보'를 발령했으며, 산사태, 홍수 등 대규모 피해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규슈에서는 최대 시속 252km의 강풍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대피 명령은 남부에 위치한 섬에 내려졌지만 일부는 일본의 중부지역에도 발령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들에는 폭우가 섬을 강타하면서 커다란 나무가 흔들리고, 집 타일이 날아가고, 파편이 공중으로 흩날리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토요타와 닛산 등 대규모 자동차 제조업체는 직원들의 안전과 폭풍으로 인한 부품 부족 가능성 등을 이유로 공장을 폐쇄했다.
일본 남부를 오가는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일부 고속열차도 중단됐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수도 도쿄에 도달하기 전에 주말 중 일본을 가로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산산으로 인해 발령된 '특별 경보'는 일본에서 매우 강력한 태풍이 발생한 경우에만 내려진다. 지난 2022년 9월 태풍 난마돌이 규슈에 접근하면서 이와 같은 특별 경보가 발령된 바 있었는데, 이는 오키나와 외 지역에서 선포된 최초의 사례다.
산산은 이번 달 초 태풍 암필의 여파로 발생했으며, 암필은 큰 부상이나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로 인해 수백 대의 항공편과 기차가 중단됐다.
암필이 상륙하기 전에도 일본 북부 지역은 열대폭풍 마리아가 혼슈 섬을 강타하며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지난달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일본 지역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기후 변화로 인해 해안선에 더 가깝게 형성되어 빠르게 강화되고 육지에서는 더 오래 지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추가 보도: 치카 나카야마(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