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유럽 유로스타 운행 지연에 일부 승객들 밤새 열차에 갇혀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해협 터널 내 정전 문제로 유로스타 이용객 수천 명이 혼란을 겪은 가운데 추가적인 운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새해 전야를 맞아 목적지에 제시간에 도착하려던 일부 여행객들은 열차 운행이 거듭 지연되면서 밤새 6시간 이상 열차에 갇혀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파리에 거주하는 27세 남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후 7시 1분 파리행 유로스타 열차에 탑승했으나, 다음 날 오전 3시 현재에도 터널 입구에 멈춘 열차에 발이 묶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열차 관계자들에게 문의하니 "파리로 갈 확률이 50%, 런던으로 돌아갈 확률도 50%"라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 새해 계획은 이제 터널 운영 업체 손에 달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로스타 측은 31일 모든 열차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여전히 일부 노선에서는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6시 런던에서 출발하려던 파리행 열차는 운행이 취소된 상태다.
지난 30일 전원 공급 장치 문제 및 (차량 수송용인) 르셔틀 열차 고장 문제로 인해 유로스타 전 노선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승객 수천 명의 새해 전야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당시 런던에서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로 향하는 모든 열차가 취소됐다.
같은 날 저녁, 일부 유로스타와 르셔틀 운행이 재개되기는 했으나, 터널 내 철도 노선 2개 중 하나만 운행되며 지연은 계속됐다.
해협 터널을 운영하는 '겟링크' 측은 전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밤새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31일 아침, 유로스타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전날 해협 터널의 전력 문제와 밤새 발생한 철도 인프라 추가 문제로 인해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나, 오늘부터 서비스가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오늘은 모든 노선 운행이 재개될 계획이나, 연쇄적인 여파로 인해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막판에 취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열차 현황 및 시간표 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덜란드에서 온 데니스 반 데르 스틴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새해 전야를 보내고자 암스테르담의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는 유로스타 열차에 6시간 동안 갇혀 있었고, 현지 시각으로 새벽 3시경에야 열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갇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열차가 멈추자 내부 전원이 끊겼으며, 일부 승객들이 "매우 우려하는" 가운데 다른 승객들은 잠을 청하기도 했다. 이후에야 이들은 열차 운행이 재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승객은 자신이 탄 열차가 영국 해협을 건너 계속 갈 수 있을지, 아니면 런던으로 되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몇 시간 동안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었다고 표현했다.
그의 열차는 결국 벨기에 브뤼셀에 잘 도착했으며. 그는 "집에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다. 많은 이들의 발이 묶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30일 발생한 정전 사태 이후, SNS에는 런던 세인트판크라스 인터내셔널 기차역에 발이 묶인 대규모 여행객들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로스타 열차 운전사가 BBC에 공유한 사진에는 선로 위로 전선들이 흩어져 있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터널을 이용하려던 차량들이 몰리면서 잉글랜드 포크스톤의 르셔틀 터미널 인근에서는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해협 터널에서는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여객 열차인 유로스타뿐 아니라 차량 수송용 열차인 르셔틀도 함께 운행된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영국으로 돌아가려던 팀 브라운은 PA 뉴스에 "음식이나 물도 구할 수 없는" 상태로 르샤틀 열차 안에서 3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30일 정오 기준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간 유로스타 열차 최소 12편이 취소됐다.
운영사 측은 사과의 메시지와 함께 승객들은 무료로 일정을 변경하거나, 예약을 취소한 뒤 환불 또는 전자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스타는 30일 승객들에게 "가능하다면 다른 날로 재예약하기를 권장하며, 무료로 변경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미 열차가 취소된 경우에는 역으로 오지 않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