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발 3일째이지만 … 여전히 안갯속인 이 전쟁의 향방
미국, 이스라엘, 이란 간 새로운 전쟁이 발발한 지 이제 겨우 3일째이다.
이란이 미국의 아랍 동맹국 및 걸프만 건너 이웃 국가들을 공격하면서 이미 역내 전쟁으로 확대했다. 영국도 미국의 자국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전쟁은 계속 격화하고 있으며, 휴대전화에는 속보 알림도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조금 전에는 미국 중부사령부의 보도자료가 올라와 살펴보니, 미군 'F-15E' 전투기 3대가 쿠웨이트 방공 시스템의 "명백한 오인 사격 사고"로 격추됐다고 한다.
이 기사가 공개될 즈음이면 또 다른 미사일이 발사됐을 것이고, 지금 살아있는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전쟁은 일단 시작되면 통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각 참전 당사자들이 원하는 종전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트럼프가 규정하는 승리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거주지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개전을 선언하며 언제나처럼 미국의 힘에 대한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에 앉아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셔츠 단추도 끝까지 잠그지 않았고, 흰색 야구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모습이었다. 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줄곧 미국의 임박한 위협이었다고 주장하며, 명분을 늘어놓았다.
언제든 말을 바꿀 수도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해당 연설에서는 자신이 규정하는 승리의 의미는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는 일종의 체크리스트 같았다:
"우리는 저들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란의 미사일 역량은) 완전히 파괴될 것입니다. 우리는 저들의 해군을 궤멸시킬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 지역의 테러리스트 대리 세력이 더 이상 이 지역이나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우리 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막을 것이며, 그들이 때때로 급조폭탄이나 길거리폭탄 등을 사용해 수많은 미국인을 포함한 수천 명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미 정보기관의 평가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근접했다고도 주장했는데, 이는 지난여름 공습으로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던 본인의 발언과 모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협력해 미국이 테헤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이란 정권이 항복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 이란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수 세대 만에 찾아온 이 최고의 기회를 잡아 권력을 쟁취하리라 본다.
"우리의 일이 끝나면,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세요. 여러분의 것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수 세대 만에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란 국민 여러분은 오랫동안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응답받지 못했습니다. 역대 어떤 대통령도 오늘 밤 제가 하려는 이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죠. 이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주려는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겠습니다."
이렇듯 정권 교체의 책임을 이란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발언은, 비록 이란 국민들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직접적으로 촉구하는 것도 트럼프 본인이지만, 만약 현 정권이 살아남더라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며 빠져나갈 방안을 마련해 두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는 미국이 끝까지 책임지고 관철해야 할 도덕적 책무로 볼 수도 있다. 다만 항상 거래는 가능하다고 믿는 대통령에게 과연 이러한 논리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공군력만으로 정권을 교체하거나 무장 수준이 상당한 적을 상대로 전쟁에서 승리한 전례는 없다.
2003년,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자 대규모 지상군을 이라크에 파견했다. 2011년에는 리비아의 카다피가 반군에 의해 축출됐는데, 당시 반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걸프 국가들의 지원에 더불어 공군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이 이러한 일을 스스로 해내길 바라고 있다.
트럼프의 구상은 아슬아슬한 도박에 가깝다. 공중 폭격만으로는 정권이 무너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과연 이란에서 친서방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을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 3일 차인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오히려 현재 이란 정권 지도부는 이념과 더불어 미국, 이스라엘, 아랍 걸프 국가들보다는 자신들이 더 오래, 더 큰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더욱 강경한 태세로 더 많은 미사일을 퍼부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결국 그 고통을 감당하는 주체는 이미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이란 국민들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에게는 이 사안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도 없다.
네타냐후의 계산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 국민들에게 행동에 나서길 촉구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현 정권의 무자비한 보안군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네타냐후의 최우선 목표는 이란의 군사 역량 및 장차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있는 역내 무장 조직을 재건할 능력까지 초토화하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이스라엘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간주해왔다. 그는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을 파괴하고자 핵무기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고 믿는다.
전쟁 2일째였던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는 텔아비브 중심부 국방부 청사로 추정되는 한 건물 옥상에서 이번 전쟁의 향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함께 "자신이 40년간 꿈꿔왔던 목표, 즉 테러 정권의 완전한 파괴"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며, 이 약속을 반드시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어느 전쟁이든 국내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바라보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네타냐후 총리 또한 올해 말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그의 자리는 위태롭다. 이스라엘인들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허용한 안보 실패의 책임을 네타냐후에게 묻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선거에서 상당한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는 무적의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생존을 통한 승리
한편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여러 군 지휘관의 사망에 현 테헤란 정권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반드시 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의 50년 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비롯한 현 이슬람 공화국의 창립자들은 전쟁과 지도부 암살에도 체제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 이란은 특정 개인이나 가문에 의한 체제가 아니다. 아사드와 카다피의 시리아와 리비아 정권은 사실상 지배 가문의 것이었다. 이에 카다피가 살해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는 국외 도피하는 등 해당 가문이 몰락하자 정권도 붕괴했다.
반면 이란 현 정권은 복잡하고 촘촘하게 짜인 정치 및 종교적 제도 위에 세워진 국가 체제로, 각 기관의 책임 범위 또한 중첩된다. 전쟁이나 지도부 암살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의도가 엿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란 정권이 반드시 생존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현재 이슬람 공화국 체제는 최대 시험대에 올라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순간에 줄곧 대비해왔다.
이란 정권이 규정하는 승리는 생존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스스로를 현재 강력한 방어 체계로 둘러싸고 있다.
우선 이란 정권은 강력하고 무자비한 안보 및 억압 장치를 보유한다. 지난 1월, 이 정권의 병력은 시위대 수천 명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이해하고자 거리로 나섰다.
이 기사를 쓰는 현재 전쟁 발발 3일째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2024년 12월 아사드가 러시아 모스크바로 도피한 후 그의 군대가 급속히 붕괴했던 사례와는 달리, 이란 정권의 군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규군과 잘 무장된 경찰 외에도, 이란에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가 존재한다. 국내외에서의 체제 수호라는 명확한 목적을 지닌 집단인 IRGC는 이란 이슬람 혁명의 핵심 교리인 '벨라야트-에 파키(이슬람 법학자의 통치)'를 떠받치는 무력 기반이다.
IRGC의 규모는 현역 병력 19만 명, 예비군 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종교적 교리를 차치하더라도, IRGC는 이란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IRGC 지도부는 이념적인 믿음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해관계 차원에서도 정권에 충성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리고 이 IRGC는 준군사 조직인 '바시지' 민병대의 지원을 받는다. 약 45만 명 규모로 추정되는 바시지 대원들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과 폭력성으로 악명 높다.
나는 2009년 논란이 된 대선 결과 이후 테헤란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이 바시지 대원들이 정권의 최전선 방어선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목격했다. 이들은 거리에서 시위대를 곤봉 등으로 구타하고 위협했다. 이들 뒤에는 중무장한 경찰과 IRGC 대원들이 있었다. 바시지 요원들 또한 오토바이 기동대를 운영하며 도시 곳곳에서 시위대를 진압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IRGC와 바시지 대원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좋지 않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에 이들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더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시아파 이슬람에는 순교 사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최고 지도자가 안전하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국영 TV 뉴스 진행자는 눈물을 흘리며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전했는데, 당시 그가 순교라는 달콤하고 순수한 성배를 마셨다고 표현했다.
일부 이란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예상하는 상황에서도 하메네이가 테헤란 자택에서 고위 참모들과 회의를 강행한 것에 대해 순교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현 정권은 여전히 충성스러운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 지도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40일간의 애도 기간 첫날, 수천 명이 테헤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슬퍼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도 이들은 광장에 모여 촛불과 휴대전화 등으로 불빛을 밝혔다.
좋지 않은 선례
현재 미국은 이스라엘과 더불어 자신들의 순수한 군사력만으로 재앙을 초래하지 않고 적국의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는 선례는 낙관적이지 않다.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축출은 결국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며 지하드 극단주의 운동이 성장했고, 아직도 존재한다.
또한 소규모 인구에게 서방 세계 수준의 생활 여건을 보장할 만큼 석유 매장량이 풍부했던 리비아의 경우, 카다피가 축출 및 살해된 지 15년이 흐른 현재, 가난에 허덕이며 망가지고 실패한 국가가 됐다. 당시 카다피의 몰락을 축하하고 이를 초래했던 서방 국가들은 리비아가 망가진 이후 사실상 손을 떼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란은 이라크 면적에 거의 3배에 달하는 큰 나라로, 다민족 인구 역시 9000만 명이 넘는다. 만약 현 정권이 무너지고 혼란과 유혈 사태가 뒤따른다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에 버금가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으로 이란의 군사 역량은 매우 흔들리고 있다. 그렇기에 설령 현 정권이 살아남더라도 이는 중동의 힘의 균형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대다수 이란 국민을 포함해 현 정권이 몰락한다면 많은 이들이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무력으로 제거된 정권의 뒤를 이어 평화로운 대안을 구축하는 일 또한 거대한 도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중동을 더 나은,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에 베팅한 모양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렇게 전개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상단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