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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사태, '2030이 절반 이상'... 이들은 누구인가

2일 전
폭력 시위로 훼손된 법원 외관
Getty Images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발생한 폭력 시위에 대해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 경찰청은 20일 서울서부지방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체포된 시위대 90명 중 6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들이 법원 침입, 공무집행방해, 경찰 폭행 등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지만, 이 중 20~30대가 4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확보된 영상과 자료를 철저히 분석해 추가 가담자 및 불법행위를 방조한 이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새벽,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서부지방법원 경내에 침입한 뒤 경찰 방패를 탈취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파손하는 등 심각한 물리적 피해를 입혔다.

법원행정처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시위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법원 직원들이 긴박하게 옥상으로 대피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며 야간 당직 직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서부지법은 난동 사태 직후 피해 장소 안팎을 정리한 뒤 20일 업무를 재개했지만, 민원 상담 업무는 오는 24일까지 중단될 예정이며, 출입 통제도 강화됐다.

대법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대법관 회의를 소집했으며, 세부 경과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절반 넘는 2030 시위대는 누구인가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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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서부지법 사태의 시위대 절반 이상이 2030이었다고 전했다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하는 등 난동을 부린 윤 대통령 지지자 66명에 대한 구속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왜 2030이 주축이 됐는지도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결집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2030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는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포함된다.

일례로 20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한 방화 예고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디시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특정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작성자는 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겠다는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이 젊은 층을 결집시킬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행위를 이끄는 주도자를 '영웅시'하는 듯한 커뮤니티 내의 분위기는 2030의 행동력을 높이기도 한다.

윤 대통령 석방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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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백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비슷한 뜻을 가진 이들이 함께 하면서 더욱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BBC코리아에 "특히 남성들이 (우파 커뮤니티 사이트에) 결집되는 경향이 관찰된다"며 "나만 이런 뜻을 가진 게 아니라, 나와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더 폭력적으로,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튜브의 경우, 시위 관련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법원 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6명 중에 유튜버 3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유튜버가) 강한 말과 행동을 하고, 이에 더해 폭력적인 행위를 하면 할수록 대리만족을 하는 시청자들이 꽤 많다"며 "이러한 유튜버들을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는 반페미니즘 정서, 반중 및 반공 성향이 결합되어 강한 정치적 메시지가 강조된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사회적 불만이 특정 이슈와 결합해 더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될 수 있음을 반증했다.

김중백 교수는 이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봤다.

"하나는 3-4년 전 미국에서의 국회의사당 난입을 이미 눈으로 본 사람들이 '이게 가능하구나'라고 한 번 느꼈기 때문도 있을 테고요. 또 하나는 지난 번 탄핵 시위에서 2030 여성들의 시위 문화에 언론이 포커스를 많이 맞추면서, 본인이 소외됐다고 느끼는 2030 남성들이 여성들과는 반대의 입장을 취해 시위에 동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2030 남성 대부분은 병역을 마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친미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 계기가 여성에 비해서는 많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는 또 "전반적으로 취업이 어렵고, 사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들이 더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2030 남성들이 폭력 시위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의지를 표현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훼손된 법원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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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서부지법 사태에 대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봉석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초빙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이들이 폭력적 수단도 상관없다는 가치관을 스스로 내면화했기 때문에 이러한 (폭력 시위) 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결집한 이들이 '폭력적' 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김봉석 교수는 이번 사태는 "우발적인 것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며 "조직화된 움직임의 가장 윗선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중백 교수 또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우선적으로는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부터 내란 혐의까지 이 모든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 여당과 야당 모두 합리적으로, 순차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각 여야가 국민들의 양극화된 생각을 더 부추기는 듯한 느낌으로 일을 진행해가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서로 타협을 하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하는지 이야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처음부터 정치 주체들이 양측의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일반 대중들도 휩쓸리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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