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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첫날 무더기 행정명령 발표 예고

1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집회에서 취임 선서 직후부터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대규모 행정명령을 쏟아낼 것임을 알렸다.

이날 워싱턴 DC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승리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당선인은 수천 명 앞에서 향후 4년이 어떤 모습일지 예고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 맞서 지난 11월 거둔 승리를 자축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대규모 추방 작전을 시작하고, 환경 규제를 철폐하고, 다양성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약속도 함께 내놓았다.

캠페인 형식의 이번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모든 것은 내일부터 시작된다"면서 "여러분들은 내일 TV를 보며 매우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인 20일부터 200여 개의 조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및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은 포고 등을 포함한 대통령 지시(presidential directives)가 포함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모든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 명령은 내가 취임 선서를 한 후 몇 시간 내에 폐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약속한 행정명령으로는 AI 프로그램 강화, '정부 효율성 부서(DOGE)' 구성, 1963년 존 F. 케네디 암살 관련 기록 공개, '아이언 돔' 미사일 방어막 구축, 미군 내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DEI)' 정책 폐지 등이 있다.

아울러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부문 출전을 막고, 각 주에 교육 통제권을 넘기겠다고도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을 매우 행복하게 해줄 행정명령이 집행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미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일반적으로 역대 대통령들도 취임과 동시에 행정 조치에 서명했으나, 트럼프는 전임자들보다도 더 많은 수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중 수많은 행정명령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에는 자신의 핵심 선거 공약이었던 불법 이민을 겨냥한 행정명령이 대거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류 미비 이민자 수백만 명을 추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물이 존재하며, 잠재적으로 그 비용 또한 백억 혹은 수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주도했던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도 사면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폭동 가담자들을 "인질"이라고 지칭한 그는 오는 20일 모든 이들이 자신의 결정에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DC 시내의 약 2만 명 규모의 '캐피털 원' 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키드록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TV 스타 메긴 켈리, 배우 존 보이트, 트럼프가 백악관 정책담당 부참모장으로 임명한 수석 고문 스티븐 밀러가 연설자로 나섰다.

'정부 효율성 부서(DOGE)'에 대한 트럼프의 홍보 이후 일론 머스크 또한 나서 짧게 연설했다. 머스크 CEO는 공화당 경선에 나섰던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자문 기관 DOGE를 운영할 계획이다.

무대에 선 트럼프
Reuters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에릭의 아내 라라 트럼프 등 가족들도 무대에 올랐다.

매서운 한파 속 19일에는 눈이 내렸음에도 수도 워싱턴은 트럼프 지지자들로 북적거렸다.

오는 20일 취임식은 한파로 인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미 국회의사당 실내에서 열리게 된다. 이에 워싱턴 내셔널 몰 거리에서 취임식을 관람하려던 수천 명은 실망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한다. 선서를 하는 정오에는 기온이 영하 6℃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지지자들은 전통적인 야외 퍼레이드의 실내 버전이 펼쳐질 '캐피털 원' 경기장에서 행사를 지켜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선서 및 연설을 마친 뒤 자신도 그곳에서 "군중과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설의 주제는 단결, 힘, "공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 중 축도는 미국의 유명 개신교 복음주의 목사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이 맡을 예정이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BBC 라디오 4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의 트럼프와 지금의 트럼프는 매우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나님께서 그를 강하게 하셨고, 그는 훨씬 더 강한 사람으로 거듭났으며, 그가 겪은 이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훨씬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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