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의 즉위명 '레오 14세'에 담긴 뜻은?

로버트 프리보스트 추기경이 '교황 레오 14세'로 즉위했다.
레오 14세는 올해 69세로, 미국인 최초로 교황에 선출돼 앞으로 14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가톨릭교도들을 이끌게 된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개혁가로 알려져 있다. 페루 국적도 갖고 있으며, 페루에서 대주교가 되기 전 그곳에서 수년간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소외된 공동체와 함께 일하며 지역 교회와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왜 교황은 새로운 이름을 갖나?
새 교황이 처음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기존 세례명 대신 사용할 즉위명을 정하는 것이다.
이 결정은 오랜 전통의 일부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과거 500년 이상 교황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세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후 교황들의 이름을 단순화하거나 이전 교황과의 연결성을 갖기 위해 즉위명을 새로 정하게 됐다.
지난 수년간 교황들은 존중과 존경의 의미에서, 또는 자신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전임자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하는 열망의 표시로 직전 또는 이전 교황의 즉위명을 선택해 왔다.
예를 들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즉위명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기리는 것으로, 친구인 브라질 출신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로 정한 이유?
새로운 교황은 아직 즉위명을 레오 14세로 정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레오 14세라는 즉위명에 담긴 뜻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레오는 과거 많은 교황이 사용한 이름이기도 하다.
'성 레오 대제'로도 알려진 교황 레오 1세는 서기 440년부터 461년까지 교황을 지냈다.
그는 역사상 45번째 교황이었으며, 평화를 위한 헌신으로 유명해졌다.
서기 452년 교황 레오 1세와 훈족의 왕 아틸라가 만난 자리에서 성 베드로와 바울의 환영이 기적적으로 나타나자 아틸라 왕이 이탈리아 침략을 포기했다는 전설도 알려진다.
이후 라파엘은 이 장면을 프레스코화로 남겼다.
레오 13세는 어떤 인물이었나?

마지막으로 레오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은 세례명이 빈첸초 조아키노 페치였던 이탈리아 출신 교황 레오 13세다.
1878년 선출된 그는 제256대 교황으로 1903년 선종할 때까지 가톨릭교회를 이끌었다.
레오 13세는 사회 정책과 사회 정의에 헌신한 교황으로 기억된다.
그는 특히 '새로운 사태'라는 뜻의 라틴어인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 회칙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칙은 근로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 등의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된 교황명은?
레오는 지금까지 가장 많이 선택된 교황명 중 하나다.
가장 많이 사용된 즉위명은 523년 교황이자 순교자인 성 요한 1세가 처음 선택한 '요한'이다.
마지막으로 이 즉위명을 선택한 교황은 1958년 요한 23세로 즉위한 이탈리아 출신 안젤로 주세페 론칼리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