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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선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얼마나 일치할까?

8시간 전
투표하는 이미지
Getty Images

제21대 대선 사전투표가 29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실시되는 가운데,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28일부터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투표 마감 시점인 다음 달 3일 오후 8시까지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

이는 유권자의 판단에 부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의 왜곡 또는 과잉 해석을 방지하고, 공정한 선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이 기간은 막바지 표심 흐름을 감지할 수 없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으로도 불린다.

이 기간을 앞두고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역대 대선에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투표 결과와 얼마나 일치했을까. 이번 대선도 그 추세를 적용할 수 있을까.

역대 대선 여론조사 살펴보니

우선 역대 대선에서는 공표 금지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 1위 결과가 실제 승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2, 3위 후보 간 순위가 뒤바뀌거나, 예측과 실제 득표율 간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이는 부동층의 막판 표심 이동이나 사전·본투표 참여율 차이, 지역별 투표 성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최근 20대 대선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대선 투표 일주일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39%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38%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46.3%, 이재명 후보는 43.1%로 나타났다.

제20대 대선은 3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비대면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치러졌다. 또한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기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되는 변화가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 직무수행 긍정률은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높았지만, 여론 조사 결과는 정권 교체론이 정권 유지론보다 꾸준히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이런 판세는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고, 결국 역대 대선표 최소인 약 25만 표 차로 당락이 갈렸다.

19대 대선의 경우도 마지막 여론조사 1위를 달린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17년 4월 17일부터 줄곧 2위를 했던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가 3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순위가 바뀌었다.

안 후보는 '새 정치' 이미지와 중도 확장성으로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안보 이슈 대응에 대한 비판, 중도·보수 표의 분산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반면 홍 후보는 선거 막판 '대세론 견제'와 정권 견제 심리를 자극하며 보수층과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결국 순위가 뒤바뀌었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유세 기간 내 1위를 뒤집진 못했다.

당시 대선은 이번 21대 대선과 '조기 대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13~18대 대통령 선거일은 12월이었지만,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은 5월로 앞당겨졌다.

2017년 3월 10일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 달간 정당들의 경선 일정이 바삐 진행됐다.

2012년 17대(이명박 후보 당선), 18대 대선(박근혜 후보 당선)에서도 여론 조사에서 조금이라도 앞선 후보가 이겼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와 순위는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역전 가능성은?

이번 21대 대선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4~25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다자 대결에서 49%를 얻었다.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11% 등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한 5월 4주 차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46.6%, 김문수 후보가 37.6%, 이준석 후보는 10.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직전 주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흐름을 보이며 소폭 하락한 반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역전 가능성을 내세우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대선에서 D-8은 야구로 치면 7회 초, 7회부터가 진짜 승부"라며 2017년 당시 홍 후보의 극적인 2위 탈환을 예로 들기도 했다.

남은 기간 변수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가 될 수 있다.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거쳐 후보 한 명이 양측의 지지세를 100% 흡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오며 산술적으로만 볼 경우 판세는 박빙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은 0%"라고 강조하고 있어 이번 대선이 결국 3자 대결 구도로 굳어질 전망이 크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조사 수석은 27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약 3주 정도인데, 이 기간 동안 1위와 2위 후보의 순위가 바뀐 적은 거의 없다"며 "대체로 계속 앞서던 후보가 실제 선거에서도 이겼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오늘(27일) 저녁 열리는 TV토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후보자의 실수가 발생할 경우, 그 규모나 파장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가 보도: 구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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