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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푸틴은 왜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할까?

1일 전
알래스카의 풍경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일주일 전 이 사실을 밝혔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최후통첩을 발표한 날과 같은 날이다.

트럼프의 요청으로 올여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차례 협상에 나섰으나, 양측은 평화를 향해 한 걸음도 다가서지 못했다.

과거 러시아의 영토였던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살펴봤다.

알래스카에서 만나는 이유는?

미국이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구매했다는 사실은 이번 회담에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1959년 알래스카는 정식으로 미국의 주가 되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양국이 베링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표단이 간단하게 베링해협을 넘어 날아가고, 큰 기대를 모으는 양국 간 중요한 회담이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알래스카가 미국 외교 행사의 중심 무대가 된 것은 2021년 3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 외교 및 국가 안보팀은 앵커리지에서 중국 측과 만났다.

하지만 회담 분위기는 이내 험악해졌고, 중국은 미국 측 대표단을 향해 "거들먹거림과 위선"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와 푸틴은 알래스카 내 어디에서 만나게 될까

지난 12일 백악관 측은 회담이 앵커리지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 회담 소식을 처음 전했을 때 그는 "여러 이유로 매우 인기 있는 곳"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앵커리지라고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앵커리지는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다.

미-러 정상은 알래스카의 최대 군사 기지인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만날 예정이다. 6만4000에이커(약 259 ㎢)에 달하는 이 기지는 미국의 북극 지역 군사 대비의 중심축이다.

베링해, 알래스카, 러시아, 캐나다가 표시된 지도
BBC

트럼프와 푸틴이 만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강하게 압박해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는 과거 대통령 후보 시절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이내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면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실망했다"고 표현했다. 이렇듯 불만이 점점 쌓여만 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오는 8일까지 즉각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 가혹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게 8일이 다가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오는 15일 푸틴과 직접 만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고 밝힌 이후 전해졌다.

한편 이번 회담을 앞두고 백악관 측은 정상 회담이 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을 경계했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자리는 대통령이 청취하는 자리"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방문 후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의향 파악의 자리"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참석하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참석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이미 많은 회의에 참석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회담 이후 가장 먼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 전인 13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상회의할 예정이며, 여러 유럽 정상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3자 회담을 개최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 체결된 합의는 "무의미한 결정"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양측이 정상회담서 원하는 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종전을 원한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으나, 극심한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줄 것"이라면서도 "일부 영토 교환이나 변경"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보상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토 "교환"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한다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영토,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미래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규모 등 요구 사항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시 서방의 방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국경을 접하는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 국경 근처로 군대를 배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8월 6일 기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군사 점령지
BBC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넘기는 조건의 휴전 협상에 유럽 지도자들이 동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크림반도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고,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이루어진 동부 돈바스 지역을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 반도를 불법적으로 점령했으며, 현재 돈바스 대부분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으로 협정이 맺어진다면 러시아는 현재 부분적으로 군사적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

JD 벤스 미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어떠한 합의도 누구를 완전히 만족시키진 못할 것"이라면서 "여기서 평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 서로를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앉아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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