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50조원에 트위터 인수 제안... 거부하면 '주식 팔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자신이 바로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위터의 "대단한 잠재력을 해방시킬" 적임자라며 트위터 지분 전부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번 깜짝 발표에서 머스크 CEO는 트위터 주식을 1주당 54.2달러(약 6만원), 총 400억여달러(약 50조원)에 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주식을 대량 매수해 트위터 최대 주주로 올라선 머스크는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대 주주로서 내 지위를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 이사회가 제안을 거절한다면, "이번 제안을 주주 투표에 부치지 않은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면서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지 이사회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위터의 주가는 장 초반 5.3% 급등해 48.32달러를 기록했으나, 이후 다시 46.2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는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보낸 문자나 음성 메시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번 인수 건을 비공개로 진행하자고 이번 주말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스크가 최대 주주로 알려지자 트위터 측은 머스크에게 이사회 합류를 제안했다. 그러나 트위터는 머스크가 이사직을 거부했다고 발표했다.
https://twitter.com/elonmusk/status/1514564966564651008?s=20&t=YInBN5xA1w451WlR_VKx9g
SEC에 제출한 서류 중 어떤 메시지에서 머스크는 "나는 흥정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서 "내 제안가는 높다. 주주들은 좋아할 것"이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자신의 주식을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협이 아니다. 필요한 변화 없이는 좋은 투자라고 볼 수 없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투자 플랫폼 인터랙티브인베스터의 빅토리아 스칼러 투자담당 대표는 "이는 대단히 적대적이다. 트위터 지분 100%를 사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재 자신이 보유한 9.2%라는 모든 트위터 지분에 대해 '재고'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가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회적 요소"라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투자한 이후 회사가 번창하지도 않을 것이며, 현재의 상태로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트위터는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잠재력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이사회가 "회사와 주주에게 가장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위해 이번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지분 등 순자산이 2190억달러에 이른다. 머스크는 우주개발 회사인 스페이스X 또한 이끌고 있다.
분석: 제인 웨이크필드, BBC 테크놀로지 전문기자
일론 머스크는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 참석해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와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대비해 '플랜 B'(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플랜 B'는 "또 다른 시점"을 위한 것이라며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TED는 매년 봄 밴쿠버에서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연이 마련된 콘퍼런스를 주최해 관객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머스크는 이번 TED 2022 콘퍼런스에서 자신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가장 먼저 트위터 알고리즘이 내리는 결정을 대중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 알고리즘의 코드를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GitHub) 등에 공개해 마치 리눅스가 발전해온 방식처럼 여러 프로그래머의 제안을 수렴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다른 인수자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브스는 "앞으로 며칠간 많은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자금은 어떻게 조달되는지, 관련 규제는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테슬라나 스페이스X 등 여러 기업을 이끄는 머스크가 특정 기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등 말이다. 그러나 제출한 서류에서 머스크는 트위터에 '최종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드라마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손에 넣는 것으로 끝날 것입니다."
분석: 마크 시슬락, BBC Click
지난 몇 주간 일론 머스크가 자신만의 SNS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를 매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신만의 SNS를 구축하기보다는 트위터에 투자함으로써 가려운 곳을 긁는 듯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또한 '트루스 소셜'이라는 자신만의 SNS 플랫폼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해당 플랫폼이 여러 기술적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SNS를 구축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 직책을 거절하자 충격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노련한 전문가들은 만약 머스크가 이사직을 수락하게 되면 세계 최고의 부자인 자신에게 어울리지도 않으며, 트위터에서 곧잘 생각을 털어놓으며 지금까지 보여준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애정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규칙과 조건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위터 직원들 사이에 상당한 동요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몇몇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머스크 CEO의 논란이 되는 여러 과거 발언들을 언급하며 우려와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만약 머스크가 트위터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된다면, 머스크의 향후 경영 방침 또한 그의 수많은 트윗 중 하나를 통해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머스크가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이사직을 제안했다.
만약 머스크가 받아들인다면 지난 주말부터 이사로 활동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는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11일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의 거절이 "최선"이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아그라왈 CEO는 "트위터는 주주가 이사든 아니든 그 의견을 존중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머스크는 우리의 최대 주주이며, 머스크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아그라왈 CEO의 발언 이후 머스크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는 이모티콘 트위터에 올려 아리송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에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캐나다와 호주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의 가격을 인하하고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개편안과 함께 암호 화폐인 도지코인을 구독료 결제 방식에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트위터가 "죽어가고 있다"며 팔로워 8100만 명에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전환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