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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다가온 의대 유급 시한…앞으로 어떻게 되나

5시간 전

대다수 의대 유급 시한이 다가왔다. 하지만 학생들의 수업 참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의학전문대학원을 포함해 전국 40개 의대 중 대다수의 유급 시한이 4월 30일부로 만료된다.

전체 의대생 수업 참여율이 크게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약 70%의 의대생이 유급 대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의총협')와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하 '의대협회')는 서한문을 내고 "오늘 복귀하지 않는다면 학칙에 따라 유급되며 유급 대상자를 확정해 교육부에 제출할 것"이라며 "2025학년도는 복귀한 학생들의 원활한 교육을 위해 학사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29일에는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미복귀 의대생에 대해 유급 처분을 확정하라는 교육부의 공문이 전달됐다.

의총협은 32개 의대 본과 4학년의 유급 시한이 이달 도래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유급 시한이 지난 의대도 있다.

인하대와 대구가톨릭대는 지난 달 말, 성균관대와 아주대, 부산대, 전북대, 고려대, 전남대, 가천대, 한양대, 영남대, 단국대, 충북대 등은 4월 한 달 간 학생들에게 유급 예정 안내 및 유급 처리를 진행했다.

가톨릭대와 원광대는 늦은 개강 시기로 인해 다음 달 초까지를 유급 시한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없이 3058명으로 확정했으나, 의대생들은 꼼짝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교육부에 따르면 17일 기준 수업참여율이 26%였으나, 현재까지도 이 수치가 30% 밑으로 머물며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당국과 대학 측은 복귀 시한이 지나면 학칙대로 유급 처분할 계획이며, 행정적 절차에 따라 실제 유급 조치가 이루어지고, 이후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함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되나

텅 빈 의대 강의실
EPA-EFE/REX/Shutterstock
세 학번이 한 학년에 겹치는 '트리플링'이 발생하면 수업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수업 참여율은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학기 유급이 된 의대생들은 2학기에 복귀하기 어렵다. 의대는 보통 학기가 아닌 학년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24, 25학번 의대생들은 내년에 입학하는 26학번과 함께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한다.

'트리플링', 즉 세 개의 학번이 한 학년에 겹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블링'만으로도 수업이 버거운데, '트리플링'이 되면 수업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교육 당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동아대 등 일부 의대는 26학번에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는 등의 학칙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럴 경우 24, 25학번이 26학번보다 진급이 늦어질 수도 있다.

특히 다수의 대학에서 학칙상 유급이 2~4회 누적됐을 때 제적하게 되어 있어, 지난해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급시킨 의대의 경우 제적생이 대거 나올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대생 단체는 정부의 공식대화 요구를 거부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에서 의대생 여러 명과의 의정갈등 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화의 자리를 가졌고, 이후 24일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공식적으로 만남을 요청한 바 있다.

6월에 열리는 조기 대선 전까지 수업 거부 투쟁을 계속하면서 차기 정부에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켜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을 얻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총협과 의대협회는 30일 "유급이 확정되면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학사 유연화 조치로는 복귀할 수 없다"며 "한 학년에서 이미 복귀한 학생과 이후에 복귀한 학생을 위한 두 개의 다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건 대학의 교육 여건 상 현실적으로 불가하므로 설사 정부가 대학에 학사 유연화를 요청해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총협은 지난 15일에도 이와 비슷하게 "정치적 상황이 여러분에게 학사유연화 등의 여지를 열어줄 수 있다는 판단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의대 학사 정상화라는 정부 목표는 확고하며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함을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급생들, 어떻게 되나

병원으로 들어가는 의사들
Getty Images
의학과 4학년들이 유급으로 인해 국가시험 응시가 불가능하게 되면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급시한이 지났다고 해서 바로 유급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의신청 기간과 진급사정위원회 등 행정적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최종 확정되는 시점은 학기 말이나 학년 말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교육 당국과 대학은 학칙에 따라 출석 일수가 부족한 학생은 유급 처분될 것이며, 행정적 절차가 남아 있어 학기 말 혹은 학년 말에 확정된다 하더라도 취소되거나 구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의대생들이 조기 대선 이후에 복귀한다고 해도 이미 1학기 교육과정이 끝났기 때문에 2학기에 새롭게 복귀한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만들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유급은 의학과 4학년에겐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총협은 의학과 4학년의 경우 "각 대학에서 정한 1학기 성적 마감 시점까지 임상실습과 평가가 마무리되지 못해 유급이 결정되면 원서접수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총협과 의대협회는 30일 "아직 복귀를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 주시길 마지막으로 요청한다"며 "오늘 24시까지 수업 참여 의사를 학교에 알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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